김동욱 교수 배아줄기세포 분화 기술 ‘세계표준’ 채택

입력 2010-10-20 16:19

[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신경세포를 생산하는 방법이 국제 표준으로 인정됐다.

연세의료원은 연세대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팀이 개발한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의 신경세포로의 분화 방법이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포럼에서 표준화 프로토콜로 채택됐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프로토콜은 앞으로 전 세계 전분화능 줄기세포주들을 대상으로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비교 분석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시험관 내에서 미분화 상태로 무한히 증식시킬 수 있고, 어떤 조건 하에서 원하는 종류의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전분화능)을 가지고 있는 세포를 말한다.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iPC cells)가 이에 해당된다.

이를 난치병 치료 등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성체줄기세포와 달리 특정 체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적절히 분화시키지 않은 상태로 이식할 경우 암 조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최근까지 배아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보고됐다. 하지만 방법에 따라 효율성이 제각각이었다. 따라서 모든 세포주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분화법 개발이 절실히 요구돼 왔다.

이에 김 교수팀은 신경세포의 분화에 관련된 세포신호기전을 연구, 저분자 물질을 사용해 모든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효율적으로 신경세포로 유도할 수 있는 분화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전분화능 줄기세포가 외배엽 계통(신경계 및 피부), 내배엽 계통(소화기관 및 호흡기관 등), 중배엽 계통(근골격계 및 순환기관 등)으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내·중배엽 계통으로의 분화를 촉진하는 세포신호를 차단, 모든 세포주에서 신경세포(외배엽)로의 분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원회보(PNAS), 네이처 프로토콜, 스템셀 리뷰리포트, 스템셀 등에 보고됐으며, 국내외 특허도 출원했다.

김동욱 교수는 “이 분화방법을 이용하여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를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만들고, 이를 이용 파킨슨병 세포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파킨슨병에 쓰이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세계 최고 수율(85~90%)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척수 손상에 쓰이는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제론사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만드는 등 그동안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 그룹을 유지해 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