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우리 어머니 무릎이 이렇게 불편한 줄 몰랐어요.” 올해로 일흔이 되신 어머니을 모시고 병원을 찾은 최모씨는 어머니가 퇴행성 중기라는 판정을 받고 몹시 당황했다. 나이가 드셔서 기력이 없어 거동이 불편한 줄로만 알았는데 오랫동안 불편함을 느끼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건강을 잘 돌봐드리지 못한 같아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내 관절염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요즘과 같은 핵가족화 시대에는 부모들의 건강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작은 병도 크게 키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관절염은 부모가 자식에게 고통을 호소할 정도가 되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상태다. 평소 부모들의 생활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이상 징후를 보인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 조기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릎주위를 자주 만지고 일어날 때 주위사물을 의지한다= 관절염 초기 증세는 환자가 무릎주위를 자주 주무르고 불편함을 호소한다. 또 앉거나 일어날 때 혼자 일어나는 것이 힘들고 주위에 책상이나 의자 등을 짚고 일어서는 경우가 잦아진다.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이상 징후나 부모의 행동에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래 걷지 못하고 움직임이 둔하며 자주 주저앉는다= 초기를 넘어서 관절염 중기가 되면 움직임에서 징후가 파악될 수 있다. 환자는 오래 걷기가 매우 불편하고 걷는 속도가 평상시에 비해 눈에 띠게 느려진다. 걷다가 자주 쉴 곳을 찾고 앉기를 원하며 무릎 주위에서 ‘뚜두둑’하는 소리와 통증이 동반된다. 통증이 심해지면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게 되고 통증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며 다리모양이 휘어진다= 퇴행성관절염이 더 진행돼 말기가 되면 무릎 속에 있는 연골이 대부분 손실된 상태다. 관절과 관절이 걸을 때마다 서로 맞닿고 부딪쳐 통증이 상당하며 뼈가 갈리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 또 외형적으로도 변화를 일으키는데 육안으로 봐도 구별이 될 정도로 다리모양이 O자형으로 휘게 된다. 뼈를 지지해주고 받쳐주는 연골이 손상돼 한쪽으로 치우쳐지기 때문이다.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초기 관절염은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등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일상생활에선 쪼그려 앉기,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이 무릎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무거운 물건 들기를 피하고, 무릎주변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관절염의 진행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연골판 파열이 동반된 경우에는 관절경 내시경수술을 통해 간단히 시술 받을 수 있다. 관절 내시경 수술은 1cm도 채 안 되는 초소형, 초정밀 카메라를 장치한 내시경과 레이저 또는 고주파 수술기구 등을 직접 환부에 삽입해 진행된다. 국소마취를 통해 20분 정도면 끝나고, 다음날이면 일상에 복귀할 수 있어 부담이 거의 없다. 후유증과 흔적이 남지 않으며 회복이 빠른 것도 강점. 반면 무릎에 기형이 오거나 통증 때문에 걷기조차 어려운 관절염 말기라면 인공관절 수술로 교체해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병원장은 “실질적으로 병원을 찾는 고령의 환자들은 자발적으로 오기보다 자식들의 권유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와 함께 꾸준히 관리를 한다면, 통증을 줄이고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부모님 관절 이상징후 이렇게 체크하세요”
입력 2010-10-18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