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잘먹어야 여드름 안생긴다”

입력 2010-10-13 17:49
[쿠키 건강] 여드름이 생기고 악화되는데 음식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팀은 피부과 여드름클리닉을 방문한 783명의 여드름 환자와 502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여드름이 생기고 악화되는데 음식물이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지금까지 여드름은 여러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병하나 음식과 여드름은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결과 음식과 여드름의 관련성이 밝혀졌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설문조사에서 남성은 가장 많은 응답자가 음식물이, 여성은 생리라고 답한 응답자 다음으로 음식물이 여드름 악화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답했다.

음식 종류별로 살펴보면 정상인은 여드름 환자에 비해 당부하지수(glycemic load, GL)가 10미만인 녹황색 채소와 콩 등을 많이 섭취하는데 비해 GL 20 이상인 햄버거, 도넛츠, 크라샹, 떡, 비스켓, 와플, 라면, 탄산음료 등 인스턴트 식품은 여드름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더 많이 섭취했다. 연구결과 실제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여드름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최소 17%에서 최대 50%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 삼계탕, 프라이드치킨, 견과류, 삶은 돼지고기 등 고지방음식도 여드름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식은 최소 13%에서 최대 119% 까지 여드름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식에 포함된 영양소의 종류에 따라서도 여드름을 호정 시키거나 반대로 악화시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 해조류는 여드름 환자에서 등푸른 생선은 정상인에서 상대적으로 섭취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생선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은 여드름을 호전시킬 수 있고 해조류에 많은 요오드는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불규칙한 식사 습관도 여드름의 악화 요인으로 나타났다. 여드름 환자는 1주일에 끼니를 3번 이상 거르는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경우가 58%인데 반해 정상인에서는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헌 교수는 " 한국인 여드름 환자에게서 여드름의 유발 및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 고지방음식, 요오드 함유량이 높은 음식, 유제품 등의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며 "여드름 치료와 함께 이제는 음식과 여드름의 관련성을 제대로 알리고, 이러한 음식들을 피하도록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유럽피부과학회지 최신호(11월호)에 게재돼 인터넷판으로 먼저 출간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