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칼럼] 근대화 이후 서양의학이 도입되면서 국내 의학은 서양의학과 기존의 한의학으로 대별됐고 환자 치료에 있어서도 두 학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더욱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양의사와 한의사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 두 학문은 결코 융합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환자 치료에 관한 한 이 두 학문의 틈새에 민간요법은 물론 다른 어떤 치료법도 들어설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통합의학’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의료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일부 열린 의사들을 중심으로 서양의학과 한의학은 물론 환자치료를 위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웃음요법, 명상 등 각종 치료법을 포괄하는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정립된 것이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숲 치료도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
이처럼 통합의학이 새로운 의료영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치료자(의사)가 아닌 수요자(환자) 중심의 의료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일괄적인 수술이나 약물에만 의존한 치료가 아니라 각각의 환자 상태에 맞춰 가장 합리적인 치료법을 찾아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본래 통합의학은 지난 1990년대 미국에서 서양의학을 제외한 모든 의학을 보완대체의학(요법)이라고 지칭하면서 시작됐다. 독일에서는 그보다 빠른 1970년대 일부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정부분에서 서양의학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투자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보완대체의학이란 다양한 범위의 치료에 대한 철학·접근방법·치료법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현대의학을 통한 지식이 아닌,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의료보험으로 수가가 지급되지 않는 치료·진료를 통칭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완대체의학이 모든 질환에 널리 통용되는 개념은 아니다. 기존에 나왔던 요법 중 검증을 통해 특정질환에 효과가 있는 치료법으로 한정된다.
보완대체의학의 대표적인 예로는 감정과 정신에 영향을 주는 문제에 집중하게 하는 심상요법을 들 수 있다. 명상, 바이오피드백, 아로마·향기요법, 미술치료, 요가, 웃음치료, 음악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그것이다.
또 신체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한 식이요법 및 건강보조제 사용, 신체 일부 또는 여러 부분을 접촉하고 누르거나 문지르고 두드리는 방법을 기초로 한 마사지·지압 등 신체요법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국립위생연구소(NIH)가 분류한 대체의학으로는 식이·영양, 정신·신체기법, 생전자기장, 전통요법 및 민간요법, 약물 및 생리적 치료, 수지요법, 약초요법 등이 있다.
의술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근본목적이다. 이는 거창하게 ‘인류의 건강한 삶’이라는 대명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의학의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환자 역시 서양의학이 됐든 한의학이 됐든 또는 다른 어떤 방식으로든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통해 완치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의사는 환자 치료에 효과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옳다. 이런 점에서 이미 검증된 방법을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자 하는 통합의학의 확산은 반갑고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호부터 본지 조창연 의약전문기자의 칼럼 ‘건강세상 돋보기’가 연재됩니다. 그간의 현장취재를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을 녹여 낸 이 칼럼을 통해 보다 건강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쿠키건강의 의지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조창연의 건강세상 돋보기] 통합의학, 환자 중심 의료의 출발점
입력 2010-10-13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