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요즘 이물질 식품사고 때문에 힘들어 죽겠습니다.” 최근 만난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 담당 사무관의 말이다. 탈크, 멜라민 파동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그나마 잠잠했던 식품업계가 이물질 사고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식품위생관리 우수업체의 상징인 해썹(HACCP) 지정 업체들의 제품에서 이물질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 식품 이물질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낙연(민주당) 의원은 “해썹 지정 업체의 제품에서 이물질 사고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며 “보건당국이 해썹 지정업체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관리감독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이 있기 전 이물질 사고가 있었던 일부 식품업체들은 식약청과 국회에 제품사와 제품명에 대해 이니셜 처리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미 한차례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에 또 다시 회자되는 것은 업체에 치명적이라는 것이 이유다.
결국 이들의 요구에 이번 국감에서 의원들의 식품 이물질 관련 지적은 알맹이 빠진 반쪽짜리 구호에 그치게 됐다. 이물질 사고 앞에 잘못을 감추는 데만 급급한 식품업체와 보건당국에 또 다시 실망하는 순간이었다. 업권 보호라는 주장이 얼핏 그럴싸해 보이지만, 국민들의 건강 보호라는 국가 건강정책의 기본을 앞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도 이런 명분이 통할지 의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기자의 눈/조규봉] 이물질 사고 반성 없는 식품업체
입력 2010-10-12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