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이 주치의] 보약 먹이면 왜 면역력이 좋아질까?

입력 2010-10-12 10:28

[육아 달인도 헷갈리는 면역력에 대한 궁금증 15가지 (1)]
글·김정신 서대문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요즘 아이 건강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면역력’.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기 쉬울뿐더러 걸렸을 때도 잘 낫지 않고 잦은 병치레로 성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면역력에 대한 중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해야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 사실. 2010가을, 면역력에 대한 궁금증 15가지를 함소아한의원 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편집자주-

[쿠키 건강칼럼] “우리 아이는 아침 기온이 떨어졌다 싶으면 바로 감기에 걸려요”, “감기에 걸렸다 하면 중이염에 폐렴에 합병증이 안 생길 때가 없어요”, “신종플루가 다시 유행한다는데, 툭하면 감기에 걸리는 우리 아이는 어떻게 해줘야 하죠?” 쌀쌀하고 일교차가 큰 날씨에 아이들의 잔병치레가 늘어가니 엄마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힘겨워 하는 아이를 위해 보약한재 먹이기 위해 진료실을 찾는 엄마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보약을 먹이면 왜 면역력이 좋아질까?

◇가을걷이 잘 못하면 면역력에 적신호 올 수 있어

농부는 가을이 되면 1년 농사를 거두어들이며 겨울을 보낼 준비를 한다. 우리 몸도 여름동안 뻗어나갔던 기운을 갈무리해서 속을 채워 나가야 하는 때다. 실제로 봄과 여름에는 위로 뻗는 기운, 즉 양기가 강해 키가 자라고 가을 겨울에는 안으로 거둬들이는 기운인 음기가 강해 체중이 더 잘 는다. 이렇게 계절에 맞게 음기를 기르고 가을걷이를 풍부하게 해 겨울나기 준비를 해야 할 때 기운이 충분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갖가지 증상으로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대개 ▲감기를 자주 앓는다거나 ▲특별한 병이 없는데 식은땀을 많이 흘리거나 식욕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비슷한 병에 자꾸 걸리는 경우 ▲나이에 비해 신체·정신적 발육이 늦거나 ▲키에 비해 체중이 적게 나가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보약, 질병과 싸워 이기는 힘 길러줘

이럴 때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질병의 요소를 없애기 보다는 질병과 잘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즉 우리 몸이 가진 힘인 면역력을 키워 ‘정기’를 튼튼히 해야 ‘사기’(나쁜 질병의 기운)가 몸을 상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렇게 강한 정기를 모을 수 있는 근본 체력을 키워주는 것이 보약이다. 나무판자로 물병을 만들 때 물을 높게 많이 채우기 위해서는 4면이 모두 튼튼하고 높아야 한다. 만약 어느 한쪽 면이 짧다면 물은 그 짧은 면에 맞춰 채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몸에 정기를 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부족한 기운을 키워 그 바탕을 튼튼히 하는 1대 1 맞춤 보약이 필요하다.

◇체질에 맞는 맞춤보약, 면역력 높이는데 최고

아이들은 아직 체형과 장부가 완전히 성숙한 상태가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의 사상체질로 나누기 어렵다. 아이 체질을 구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대표적으로 하늘기운을 받아들이는 호흡기가 더 예민한 아이는‘천수상’, 땅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소화기 기운이 더 강한아이는‘지적상’으로 나눌 수 있다.

호흡기가 예민해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천수상’의 아이는 이마와 어깨 등 하늘과 가까운 상체가 발달하고 마른 아이가 많다. 양기가 강해서 외부에만 관심이 많으므로 밝고 활동적이며, 배고픔을 잘 느끼지 않아 음식에 흥미가 적다. 이런 아이는 양기가 더 발달돼 있으므로 가을에 음기를 기르기 위한 보약이 필요하다. 주로 음기를 돕는 지황탕류의 보약을 처방한다.

소화기의 기운이 더 강한 ‘지적상’ 아이는 대개 통통하고 차분하며 턱이 발달하고 배가 나온 경우가 많다. 음식에 관심이 많으나 오히려 쉽게 만성식체가 잘생겨 변비나 설사 등의 장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장을 튼튼하게 해줘야 배가 더부룩하면서 불러오는 증상 때문에 폐가 눌려 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을 보약으로는 평위산류나 혹은 보폐탕류의 부족한 폐기운을 보강하는 약을 처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