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환자 10명 중 6명, “간암에 대해 잘 모른다”

입력 2010-10-11 11:43

간사랑동우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5%가 민간요법 사용 경험

[쿠키 건강] 최근 국내 간질환 환자 단체인 간사랑동우회가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간질환 환자의 87%가 자신이 간암에 걸릴까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부분의 간질환 환자가 간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응답자의 63%가 간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해 간암 고위험군인 간질환 환자들의 간암 관리를 위한 정확한 정보 공유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사랑동우회는 간질환 환자의 치료실태와 간암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월 9일부터 9월 17일까지 874명의 간사랑동우회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 중, 전체 응답자의 87%인 757명이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였으며, 나머지는 간경변증과 간암 환자였다.

간암은 발생원인의 70~80%가 B형, C형 간염이기 때문에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응답자의 대부분을 차지한 B, C형 간염 환자들의 정기검진은 필수적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간질환 환자의 경우, 대부분(약 85%)이 정기검진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총무는 “간사랑동우회 회원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간질환 관리에 관한 정보를 습득할 기회가 많아 정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이다”라며, “그러나 2009년 국립암센터에서 진행한 ‘대국민 암검진 수검율 조사’에 따르면 간암 검진율은 31.3%로 5대 암 중 수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동우회 회원이 아닌 전체 간질환 환자들 중 정기검진을 받고 있는 이의 수는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기검진을 받지 않는다고 답한 128명의 환자들의 경우, 정기검진을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33%)를 꼽았다. 그러나 간질환은 별다른 증상이 없이 진전되기 때문에 간암 발견 시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윤구현 총무는 “조사결과에 의하면, 약 20%의 응답자가 현재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등의 이유로 자신이 간암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이 간암 발생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의해 밝혀진 또 다른 문제점은 만성 간질환 환자들이 전문의 상담을 통한 치료 외에도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5%가 민간요법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15%의 응답자가 앞으로 민간요법을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응답자 중 간암 환자인 경우에는 34.5%가 향후 민간요법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더군다나, 민간요법을 사용한 이들 중 절반을 넘는 55%가 민간요법에 대해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는 ‘전문의가 민간요법에 대해 반대할 것을 알기 때문에’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한,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이유로 ‘몸에 좋은 음식이 간에도 도움이 될 것’(38%), ‘약과 복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21%)이라고 답해 전문의와 상담 없이 민간요법을 사용하는데 따른 위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전문가들은 간질환 환자들이 과학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쓸 경우 자칫 잘못하면 치료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