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라도 고열은 참지 말고 해열진통제 복용해야”
[쿠키 건강] 결혼 7년 만에 임신을 한 가정주부 이씨(34). 몇 번의 유산 끝에 어렵게 임신에 성공한 이씨는 태아와 자신의 건강 관리에 조심 또 조심하고 있는 중.
하지만 최근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되면서 덜컥 감기에 걸지만 임신 기간 중 약물복용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참고만 있다. 이씨는 해열제를 복용해도 될까? 제5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태아와 임신부를 위한 건강 지키기 노하우 6가지를 알아보자.
◇아기를 위한 건강 노하우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는 약물 주의 필수 기간= 태아에게 약물의 영향이 가장 큰 시기는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로 임신 4주 이전에 복용한 약물은 태아에게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다만 태아의 심장, 중추신경계, 눈, 귀, 팔다리 등이 완성되는 4주부터 10주 사이의 기관 형성기간에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약물 복용에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8℃ 이상의 고열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감기에 걸려도 대부분의 임신부는 태아에 영향을 미칠까 봐 무작정 참는다. 하지만 38℃ 이상의 고열은 오히려 태아 신경형성을 방해하고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신경관결손증 발생률을 증가 시킬 수 있으며, 방치하다 다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태아와 임신부의 건강을 위해서는 안전한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임신부에게 안전한 해열진통제로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타이레놀이 대표적이다. 타이레놀은 단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는 달리 임신기간에 상관없이 임신부가 복용할 수 있으며, 생후 4개월 이후의 소아, 그리고 일부 만성질환자들도 의사의 지도하에 복용이 가능한 해열 진통제다.
또한 위장관에서 쉽게 흡수되며 위장장애가 적기 때문에 예민한 임신부도 공복에 복용할 수 있다. 올해 초 식약청에서 발표한 임신부가 복용해도 안전한 약물에도 포함됐다. 간이 나쁜 임신부라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아세트아미노펜 대신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소염진통제는 장기적으로 사용시 태아의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도 과용하면 기형 유발 할 수 있어= 대표적인 건강보조식품 비타민도 무턱대고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비타민 A는 태아의 발육을 촉진시키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지만, 지나치게 복용하면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채소와 과일 등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름을 예방하는 기능성 성분인 레티놀도 비타민A 계열이므로 레티놀 성분 함유된 화장품의 과다 사용을 피하도록 한다. 특히 종합비타민제에도 비타민A가 포함됐을 수 있으므로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B 중의 엽산은 조산이나 기형아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임신을 계획했을 때부터 복용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임신 전 약 3개월 전부터의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 약물 치료는 임신 전에 중단= 여드름 치료제 중 ‘로아큐탄’으로 알려진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은 아주 위험하다. 임신 직전 혹은 임신 중에 복용할 경우, 태아가 심각한 뇌, 안면, 사지, 심장 등의 기형, 정신지체 등 기형을 유발할 확률이 약 40%에 이를 정도.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시도 최소 3개월 전부터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임신 여부를 모른 채 복용하고 있었다면 즉시 중단하고 정밀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기형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정밀초음파검사를 시행 받는다 하더라도 태아의 이상을 100% 진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복용기간, 복용량 등과 태아의 상태를 종합해서 전문의와의 자세한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임신부들은 약물 치료보다는 세안을 꼼꼼히 하고 천연 팩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부를 위한 건강 노하우
△임신부 변비는 경구용보다는 좌약을= 임신 중에는 입덧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가 원활하지 못하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장 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기기 쉽다. 또 임신 후반기에는 자궁의 크기가 커져 자궁 뒤쪽의 대장을 압박해 변비가 악화되기 십상. 한번 발생한 변비는 출산 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조처가 필요하다.
먼저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변비를 예방하고 증상이 심각해져 약이 필요할 경우는 경구용보다 좌약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좌약은 전신적으로 거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며, 삽입 후 15분~1시간 내에 배변 효과가 나타난다. 철분제를 복용하면 변비는 더 심해질 수 있지만 임신 중 철분 섭취 역시 중요하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철분제는 임신 중기부터= 임신 중에는 임신부의 철분이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임신부가 철분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임신 초기에는 태아에게 전해지는 철분의 양이 적고 철분제가 소화불량이나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임신 5개월부터 분만 후 1개월 정도까지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CHA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조연경 교수는 “임신 중에라도 무조건 약을 금지하는 것보다 안전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좋다”며 “다만 어떤 약물이라도 임신부는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올바른 용법과 용량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임신부와 태아를 위한 건강 지키기 6가지 노하우
입력 2010-10-09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