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운동 즐기려면, 준비-마무리 운동 ‘꼭!’

입력 2010-10-08 10:57
자신에게 맞는 운동 선택해 즐기면 정신건강에도 도움

[쿠키 건강]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하지만 실제로 다른 계절에 비해 가을철 도서 판매율은 저조하다고 한다. 그만큼 활동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을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단풍놀이는 물론 올레길, 둘레길 등의 트레킹이 유행이다. 자전거나 배드민턴, 골프 등의 스포츠 모임도 활발해졌다.

이처럼 가을에는 더운 여름내 뜸했던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사람이 많다. 걷기나 등산처럼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는가 하면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도 많다. 그러나 운동도 잘못된 방법으로 계속하면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혼자 하는 운동과 여러 명이 함께하는 운동의 주의사항을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혼자 걷는 것도 제대로 걸으면 운동효과 높아

△걷기/달리기= 걷기나 달리기는 별다른 기구가 필요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그러나 무작정 걷는다고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 걸음걸이가 화제가 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바퀴 구르듯이 걷는 마사이족의 보행은 허리나 관절의 무리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알려졌다.

걸을 때 발 뒤꿈치를 먼저 디디기 시작해 발바닥 중앙, 발가락 순으로 걷는 것이 좋다. 시선은 전방 15m로 향하고 허리는 바로 펴고 양 팔을 자연스럽게 흔든다. 이때 체중을 발바닥 전체에 분산되도록 의식하면서 걷는 것이 중요하다.

연세SK병원 정형외과 김원석 진료원장은 “걷기 운동의 기본 수칙은 ‘빨리 오래 걷기’로 처음에는 천천히 걷다가 점차 빠르게 걸어야 신체에 무리가 없고 운동효과도 높다”며 “빠른 걸음으로 30분 정도 걸으면 허리의 유연성은 물론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을 강화시켜준다”고 조언했다.

달릴 때 역시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면서 가볍게 달려야 심장에 무리가 덜 간다. 발 뒤꿈치를 살짝 들고 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등산=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허리와 허벅지의 근력강화에도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무리해서 산을 타면 척추, 관절에 부담이 되므로 본인의 체력과 산행경력에 맞는 등산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등산 전에도 반드시 발목이나 무릎을 풀어주는 준비운동을 해야 부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올레길, 둘레길 같은 트레킹 코스도 고르지 못한 산길이 있으므로 준비운동은 필수다.

산을 오르거나 내려올 때 배에 힘을 주고 리듬 있게 걸으면 힘이 덜 든다. 하산할 때는 몸의 하중이 무릎에 쏠려 무릎 연골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달리거나 뛰어내리는 동작을 삼간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몸을 낮추고 무릎을 많이 구부리면 허리 부담을 덜 수 있으나 무릎이 아프지 않도록 주의한다. 산에 갈 때는 가급적 양손에 등산용 스틱을 짚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무릎에 부담이 덜 가고 팔 힘도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옷차림은 가볍게 하되 기상변화에 주의해 여분의 양말과 겉옷, 비옷 등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낮은 산이라도 신발은 가급적 등산화를 착용해야 미끄러짐이나 발목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척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무거운 배낭을 매지 말고 경사가 심한 산행은 피해야 한다.

◇여러 사람과 하는 운동, 경쟁하기보다는 즐겨야

△배드민턴= 배드민턴은 노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어 ‘실버 스포츠’의 하나로 불린다. 가까운 뒷산이나 체육공원 등에 가면 배드민턴을 즐기는 남녀 노년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거나 과욕을 부리면 척추, 어깨 등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상대방과 경쟁을 하면서 신체에 무리를 주는 일은 피한다.

특히 2대2의 복식게임을 할 때는 같은 편끼리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규칙을 정해 적절하게 양보를 하는 것이 좋다. 또 셔틀콕이 뒷사람에게 넘어갔을 때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자칫 뒷사람이 넘긴 셔틀콕이 눈이나 얼굴에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은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근육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운동을 하다가 어지럽거나 손발이 차가워지면 바로 중지하고 휴식을 취한다,

배드민턴은 운동시간이 1시간 이내가 가장 적당하고 시작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굳어있던 관절· 근육· 인대 등을 풀어준다. 특히 노인은 노인복지회관이나 스포츠센터 등에서 동년배들과 함께 배우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축구=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바깥에서 구기종목을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남성들이 주로 하는 축구나 농구 같은 종목도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축구를 하다가 흔히 입는 부상은 종아리나 허벅지, 허리 등의 근육이 찢어져 나타나는 근육 파열이다. 준비운동이 부족해 경직된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았을 경우 작은 충격에도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또 축구경기 중에는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무릎십자인대 파열이 생길 수 있다. ‘퍽’하는 파열음과 함께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오는데, 바로 치료받지 않고 방치했다가는 퇴행성관절염이나 무릎관절의 만성 불안정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도 자주 일어나는데, 증상이 애매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이같은 부상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이다. 운동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운동하기에 좋은 온도로 상승시켜주고, 운동이 끝난 후에는 땀이 식어 체온이 정상에 이를 때까지 근육을 풀어주는 정리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골프= 골프의 기본은 스윙이다. 기본적으로 척추를 축으로 허리, 팔의 회전을 이용하다 보니 척추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연세SK병원 신경외과 천세명 과장은 “병원을 찾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대부분은 등 근육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한다”며 “골프처럼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틀면서 공을 치는 스윙동작은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발달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큰 무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운동으로 부상을 입지 않으려면 준비운동이 필수다. 특히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고 긴장된 상태에서 1번홀 제1타를 치다가 허리나 손목 등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 티 그라운드에 서기 전에는 반드시 허리, 어깨, 무릎, 팔꿈치 등 각 관절을 돌려주고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준다.

그리고 준비자세와 퍼팅자세 모두 무릎을 약간 구부리는 자세로 하면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고령자라면 스윙을 할 때 허리를 과도하게 비틀기보다는 손목 코킹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가볍고 정확하게 휘두르는 것이 스코어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공을 주울 때에는 무릎을 충분히 굽혀야 허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카트를 타기보다는 가급적 걷는 것이 운동효과를 더욱 높여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