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광표 세란병원장
[쿠키 건강] 홍광표 세란병원장은 현재 세란병원을 포함해 실버타운, 2개의 컨트리 클럽을 운영하는 의사 출신 사업가이다. 오전 9시 서울 무악동 집무실에서 만난 홍 원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거의 10년째 진료를 맡지 않아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했지만 인터뷰를 끝난 뒤 기자의 눈에 비춰진 홍 원장은 여전히 의사로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의사’였다.
홍 원장이 사업가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시작됐다. 당시 병원 확장을 위해 마련한 부지에 골프장을 지으면서였다. 외환위기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리하게 병원을 확장하기 보다는 평소 골프를 즐긴다는 단순한 이유로 골프장 건설을 택했다.
골프장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실버타운 ‘골든 팰리스’가 들어서 있다. 골프장은 장소를 이전에 경기 가평과 충북 진천에 크리스탈밸리, 크리스탈카운티 컨트리클럽을 각각 오픈했다. 특히 지난 9월 오픈한 진천의 골프장은 부지 매입 후 2년9개월 만에 오픈했을 정도로 그는 추진력과 능력을 갖춘 사업가다.
일선에서 진료를 관둔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는 홍 원장은 진료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전문의를 시작하면서부터 의사를 언제 그만 둘까 고민했다’는 농을 던졌다.
이러한 그의 농담은 후회 없이 진료하고 수술하며 의사로서의 열정을 마음껏 불살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홍 원장은 전형적인 몰입형 인간이다. 홍 원장은 22년 동안 정형외과 전문의 생활을 하면서 1만례가 넘는 수술 실적을 가지고 있다. 병원 개원 초기에는 수련의 시절처럼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환자들을 돌봤다.
진료현장을 떠난 지금도 홍 원장에게는 의료계에 대한 고민이 여전하다. 홍 원장은 사업을 하면서 의료계가 아닌 다른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의료계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홍 원장은 병원과 의사 모두 너무나 상업화돼 있는 현재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잉 진료와 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의사를 불신하게 되고 더 이상 의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는 상황이 됐죠. 의료쇼핑과 수가 문제에 대한 의료계와 시민단체 들의 평행선 싸움도 이러한 결과물입니다. 의료계가 반성해야 할 때입니다”
그는 수가문제 등 의료계의 굵직굵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먼저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순수하게 의학에 매료됐던 의대생 시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의료계의 산적한 문제들이 순리대로 풀려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인터뷰] “의료계 상업화 아쉬워…초심 찾아야”
입력 2010-10-11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