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감기, 단순한 감기 아닐 수도

입력 2010-10-04 11:34
급성장염·폐렴 등 다른 질병일 가능성 충분해

[쿠키 건강] 아침저녁의 기온이 쌀쌀하게 느껴지는 환절기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는 날씨의 변화에 따라 신체리듬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오는 때다. 특히 일교차가 심해질수록 신체 면역능력이 저하되기 쉬워 감기와 같은 질병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감기는 자주 걸리는 만큼 간과할 수도 있는 질병이지만 다른 질병과 증세가 유사해 감기로 오인하거나 우습게보다가 다른 큰 질병이 찾아올 수도 있다. 따라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나 60대 이상의 노인인 경우 이런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고열·열 오래 지속되면 다른 질병 의심

아이들의 감기증세를 보면 열이 나거나 호흡기계 감염으로 인한 증상, 즉 목 아픔과 콧물, 기침이 주된 증상이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부모들은 감기라고 생각하고 해열제나 비치해 뒀던 감기약을 복용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약 열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고열인 경우 일반적 감기 증상 이외의 증상이 동반되면 다른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먼저 구토나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 급성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서 탈수에 민감하게 반응,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체중이 줄거나 입술이 바짝 마르는 등 증상이 심할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특히 감기증상에 두통이 심하거나 뒷목이 당기는 증상이 동반될 경우 뇌수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누어지며 세균성 수막염은 증상이 심하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영·유아의 경우 전형적 감기증상 없이 고열만 지속되는 경우 요로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요로감염은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추후 고혈압이나 신부전 같은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학생·직장인, 알레르기성 질환일 수도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누구나 아침 찬 공기를 맞으며 등교나 출근하기 마련이다. 만약 환절기에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무심코 감기약을 복용하지만 시기에 따라 찾아오는 알레르기 질환인 경우 감기약을 아무리 복용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실제로 감기에 걸린 게 아니라 알레르기 반응으로 콧물이나 기침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알레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어 알레르기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

◇60대 이상 고령자, 폐렴 주의해야

건강한 성인에서 감기증상은 보통 일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60대 이상 노인들의 경우에는 다르다. 단순한 감기증상으로 시작해 폐렴으로 발전, 증세가 급속도로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끓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노인들의 경우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유의해야 하지만 고령자에서 증상만으로 단순감기와 폐렴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며 호흡 증상 보다는 미열과 함께 전신쇠약감이나 식욕저하 등 애매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이 어려운 경우, 가슴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나 이유 없이 입맛이 없어지고 전신쇠약감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절기 감기, 철저한 예방이 가장 좋은 방법

감기는 호흡기질환의 일종이다. 일교차가 커지는 경우 기온에 대한 신체의 적응이 필요하기 마련이지만 면역력이 낮은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출 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겉옷을 항상 준비해야 하며 예방 차원에서 위생관리 역시 철저히 지켜야 한다. 외출 후 손 씻기뿐 아니라 기회가 되면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들이고 먼지가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영양도 철저히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육류섭취도 중요하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 야채, 과일 뿐만 아니라 가을에 많이 나는 나물류도 섭취해 영양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 역시 신체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어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할 때는 자신의 체력에 알맞은 강도로 하고 땀이 난 경우 바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도움말·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