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따가운 햇빛, 아침·저녁 차가운 바람, 어린이 건강에 적신호… 도라지, 배, 생강, 모과로 환절기 감기 예방
[쿠키 건강] 추석 명절을 지나니 사우나 같았던 더위가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차가운 기운이 도는 반면 낮에는 곡식을 무르익게 만드는 따가운 햇살 때문에 활동을 하게 되면 땀이 난다. 이렇듯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건조한 환절기가 시작된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여름을 끝내고 가을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환절기 질환으로 고생하면 수업 진도도 잘 못 따라가고 의욕도 저하돼 학교 공부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다. 이에 환절기에 엄마가 체크해야 할 질병은 무엇이고 집에서는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은지 살펴본다.
◇체크 1. 찬바람 불면 심해지는 알레르기성 질환=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는 환절기에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일교차가 심해지면 체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증상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 질환을 주로 폐장의 기운이 약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이 기운을 북돋우는 치료를 기본으로 해준다.
△아토피피부염
▽증상= 가을 아토피피부염은 건조형 아토피로 피부가 갈라지며 코끼리 피부처럼 변하는 태선화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몸 속의 습열이 피부로 올라오면서 안 그래도 말라있는 아이 피부가 건조한 날씨에 더욱 자극을 받아 간지러움이 심해진다.
▽생활법= 어느 때보다 보습이 중요하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게 해줘 체내 수분을 보충해주고, 아토피 전용 보습제를 온몸에 고루 발라준다. 피부가 많이 갈라지거나 태선화 증상이 나타난 부위는 자주 덧발라준다.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 아침에 일어나면 코가 맹맹하게 막히고, 맑은 콧물을 풀어대도 늘 갑갑해 한다. 발작적인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 증상을 보이고, 목이나 눈 주위, 코가 늘 근질근질하다. 또한 눈 주위가 붉거나 검게 보이기도 한다. 코가 막히면 뇌로 들어오는 산소량도 줄어들어 머리가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생활법= 따뜻한 물을 큰 그릇에 담고 그 김을 코로 들이마시게 한다. 막힌 코가 묽어지면 물로 세수하듯 닦으면서 풀면 자극이 덜하다. 코 밑에 유칼립투스나 페퍼민트 오일을 한두 방울 묻혀두는 것도 코막힘을 풀어주며 기분을 전환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코 흡입기는 코 안의 점막을 자극해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안 쓰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천식
▽증상=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 아침에 기침을 심하게 하고 호흡곤란을 느끼거나 잘 들으면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환절기에는 호흡기가 자극받아 기관지가 수축하고 끈적한 가래가 많아져 숨쉬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생활법= 가래를 묽게 만들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해준다. 방에 가습기를 틀어 가래가 묽어지게 만드는데, 아이의 코에 수증기가 직접 들어가지 않게 높이를 잘 조절한다. 알레르기 천식은 호흡기를 자극하는 다양한 항원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찬 공기나 찬 음식을 먹이면 발작적으로 기침을 할 수 있으므로 아침에 갑자기 밖으로 나가거나 찬 물을 먹이는 것은 피한다.
◇체크 2. 일교차 심해지면 걸리는 호흡기 질환= 기온이 내려가고 일교차가 심해지면 외부의 차가운 기운이 몸으로 들어와 아이들이 여러 질병에 노출되는데, 특히 차가운 기운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호흡기 관련 질환에 많이 걸린다. 환절기 감기는 쉽게 낫지 않고 중이염이나 기관지염,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절기 감기
▽증상= 열이 나고 목이 붓고, 콧물이 난다. 심하면 구토와 설사를 하기도 한다. 감기가 오래되면 아이는 귀가 아프다고도 말을 하는데, 콧물이 귀의 관을 타고 넘어가 염증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생활법= 환절기 감기의 가장 중요한 관리법은 물을 많이 마시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물은 우리 몸의 체액의 균형을 잡아주며 열을 내려준다. 감기는 치료해도 2주일, 안 해도 2주일이라는 속설이 있을 만큼 인위적인 치료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감기를 이겨내면서 얻은 면역력은 평생 건강의 기초가 되므로 무분별하게 해열제나 감기약을 먹이지 말고 한 사이클을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면역력을 키우지 못하고 만성 감기에 시달릴 수 잇다. ‘감기엔 잘 먹는 게 약이다’라는 말처럼 소화가 잘되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푹 쉬게 해준다. 도라지, 배, 모과, 생강 등은 감기에 좋은 음식이다.
△장염
▽증상= 한방에서는 공기가 드나드는 호흡기와 우리 몸의 영양소와 수분이 드나드는 장을 같은 계통으로 논한다. 감기에 걸린 아이 중에는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호흡기로 들어온 나쁜 기운이 동시에 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감기 증세처럼 열이 나다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설사를 한다. 배가 꿀렁거리듯이 움직이기도 하며, 심하면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생활법= 장염에 걸린 아이는 설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탈수증상이 보이기 쉽다. 설사는 몸 안의 나쁜 기운을 내보내는 작용이므로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안 좋고, 대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서 수분섭취를 충분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설사가 심하지 않으면 평소대로 먹이되 기름기 있는 음식이나 튀긴 음식, 매운 음식 등 장에 자극을 주는 음식은 피한다. 만약 아이가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고 설사 증세가 더 심해졌다면 쌀죽이나 미음을 먹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아이누리한의원 대전점 박경남 원장>
환절기, 어린아이 알레르기성·호흡기 질환 ‘비상’
입력 2010-09-30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