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나이가 들면 신체 여러 기관들에도 노화현상이 일어나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게 된다. 이중에서도 눈의 노화는 다른 기관보다 증상이 표면적으로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노년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해한다. 하지만 노인성 안질환을 노화로 인한 변화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경제적 문제 등을 이유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아이러브안과 박원순 원장의 도움말로 백내장, 황반변성, 녹내장 등 3대 노인성 안질환과 그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백내장=백내장은 가장 흔한 노인성 안질환이다. 2008년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은 치핵수술에 이어 2번째로 많이 한 수술이다. 백내장은 노화, 당뇨병, 외상 등의 원인에 의해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시야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게 되고 시력의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통증이나 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아 자신이 백내장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안경을 쓰던 사람이 안경을 쓰지 않아도 잘 보이거나, 밝은 곳에서는 시력이 더 떨어지지만 실내나 약간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인다면 백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최근 들어 시력감퇴,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등이 발생했다면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됐음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백내장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을 이용해 진행 속도를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백내장은 약물만으로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된다.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수술한다. 수술시간이 짧고 통증도 거의 없고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선글라스, 보안경 등을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금연을 하거나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녹황색 채소에 포함된 루테인과 제아산친 성분이 백내장 발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백내장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으로 꼽히는 황반변성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이라는 신경조직의 기능이 떨어져 시력저하, 실명 등으로 이어지는 무서운 질환이다. 황반은 우리 눈에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으로 눈세포의 대부분이 모여 있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50~60대에 발병하는데, 65세 노인 중 10% 이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은 노화, 가족력, 인종, 흡연, 콜레스테롤, 환경, 항산화비타민의 부족, 자외선 등의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질환은 초기에는 자각증세가 없다가 시력저하와 함께 시야 중심이 흐릿하게 보이면서 직선이 휘어져 보이고, 시야에 흐릿한 점 같은 것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시야 중심이 검거나 비어 있는 부분이 보이기도 하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인다.
황반변성은 바둑판처럼 생긴 ‘암슬러격자’를 이용해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암슬러격자를 눈 앞 30cm정도의 거리에 둔 뒤, 한쪽 눈을 가리고 가운데 점에 초점을 고정하면서 황반변성을 체크한다. 선이 곧게 보이지 않거나 작은 네모 칸이 일정한 크기로 보이지 않는 경우, 4개의 모서리가 보이지 않는 경우, 비어 있거나 뒤틀려 보이거나 희미한 부분이 있는 경우, 선이 물결 모양으로 휘어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황반변성의 적절한 치료법은 없으나, 정기검진과 한 달에 한번 이상 암슬러격자를 이용한 자가진단, 항산화비타민 섭취, 규칙적인 운동 등이 실명예방에 도움이 된다.
◇녹내장=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각막과 수정체의 영양을 공급하는 ‘방수’라는 액체가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못해 안압이 정상(12~21mmHg) 이상으로 올라가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야에 안 보이는 부분(암점)이 생기게 되고 진행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안압을 내려주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실명상태가 된다.
녹내장의 발병 원인은 뚜렷하지 않으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발생률도 점차 높아진다. 또 고도근시가 있거나 가족 중에 녹내장이 있는 사람, 그리고 과거 눈 외상이 있었거나 장기간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투여한 경우 당뇨, 고혈압, 갑상선 질환, 동맥경화증 같은 전신성 질환 또는 심한 출혈 등이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질환이 천천히 진행되는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전혀 없다. 진행된 녹내장이라고 하더라도 시력은 정상인 경우가 많으며 다만 시야가 좁아져 보일 수 있다. 다만 급성 발작으로 오는 협우각형 녹내장의 경우에는 한쪽 눈에 갑작스런 통증이 있고, 충혈과 함께 심한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며 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대부분의 경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이러한 녹내장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진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시킬 수가 없으므로 손상되지 않은 시신경을 보전하는 것이 녹내장 치료의 목적이다. 녹내장은 안약, 약물복용, 레이저수술, 등의 방법으로 안압을 조절해 시신경의 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약물치료는 규칙적으로 지속되어야 효과적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문가들은 녹내장을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일생 동안 관리하는 질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약물요법으로 녹내장을 조절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레이저의 발달로 녹내장 수술의 많은 부분을 레이저로 대치,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노인들 괴롭히는 3대 눈질환
입력 2010-09-29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