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10월2일은 노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노인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 중 하나다. 서울시 e-서울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6월 말 기준 96만6000여명으로 전체 서울인구의 9.3%를 차지했으며, 2012년에는 노인 비율이 10.3%에 달하고 2028년에는 2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2012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서고 2028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속화된 노령화에 맞춰 이에 따른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신조어가 ‘9988234’다. 즉 99세까지 88하게 살고 2~3일만 앓다가 사흘째 되는 날 사(死)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라는 말이다.
건강한 노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스로 적극적인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바로 실천해야 한다. 노인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질병보유율도 2배 정도로 높다. 보통 젊은 나이부터 질병이 지속된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만성폐질환, 만성위염, 만성간질환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병하며, 노인 특유의 병적상태인 노인성 난청, 백내장, 노인성 치매, 노인성 우울증, 노인성 골다공증 등도 자주 발생한다. 또한 노화와 구분이 어려워 질병인지 노화현상인지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 더불어 노인병의 경우 하나의 질환을 갖기보다는 복합적인 질환(3~4가지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질환의 특징은 일반인과 다르게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애매하다는데 있다. 열이 없는 염증, 복통이 없는 맹장염, 소리 없이 다가오는 심근경색증 등 두드러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에 질환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김윤덕 과장은 “노인성질환이 단일질환이 아닌 복합질환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신체적으로 모든 기관이 퇴화되기 때문에 회생력이나 방어능력이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질병에 취약해 쉽게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노인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주상병 치료와 함께 부상병을 아우르며 치료해야 효과적이고,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몸 관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과장은 “예방 가능한 질병의 경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생활 습관으로 야기될 수 있는 질병은 일상생활 속에서 다스릴 수 있어야만 건강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식습관 개선으로 혈압·당뇨 관리에 만전 기해야 뇌졸중 예방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혈압과 당뇨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혈압이 120~139/80~89mmHg는 고혈압 전 단계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140/90mmHg 이상이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혈압관리에 실패하게 되면 뇌졸중 등 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평소 수시로 혈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금연·금주, 저염식, 꾸준한 운동 등을 병행해야 한다.
혈압과 함께 평소 주위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당뇨인데, 검사할 당시의 혈액의 량, 혈액 속의 수분 함량, 스트레스, 혈당측정기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개 10%오차범위다. 정상적으로 공복혈당은 80~100mg/dl이며 식후 2시간 이내의 정상 혈당은 80~140mg/dl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식사와 관계없이 혈당이 200mg/dl 이상이면 당뇨로 판정할 수 있다.
당뇨는 합병증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은 크게 망막의 미세혈관이 파괴되는 당뇨병성 망막증과 신경장애의 증상으로는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릿저릿하고 통증이 오는 감각적인 장애를 보이는 당뇨병성 신경병, 고혈당으로 인해 신장의 사구체가 손상되는 것으로 체에 구멍이 나거나 막히는 증세를 보이는 당뇨병성 신증이 있다. 이러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평소 체중관리를 철저히 해 혈당관리에도 주위를 기울여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치매, 조기에 발견하면 증세 늦출 수 있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약 400만 명이며 이 중 치매노인 수는 약 33만 명에 이른다. 치매란 지적 수준이 정상적으로 발달한 사람의 뇌가 손상으로 인해 지적 능력이 상실되는 경우로 병이 진행되면서 기본적인 일상생활 능력 및 운동 장애까지 초래되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 질환이다. 치매는 방금 기억했던 것을 되새겨 떠올리지 못하는 건망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 전 일에 대해 기억이 상실되면서 자신의 주소, 이름까지 모르게 된다. 또한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현재 몇 시 인지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게 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언어장애가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치매가 더욱 진행되면서 얘기 하는 능력을 잃게 되며, 사물의 명칭과 문자의 결합, 외부언어를 이해하고 그것에 따른 수행능력, 일상적인 대화능력 마저 상실하게 된다.
치매의 경우 자녀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부모님을 위해 정기적으로 치매인지 검사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퇴행성 질환을 제외한 치매(만성 약물중독, 경막하 혈종, 자가면역성 갑상선저하증)는 적절히 치료하면 거의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될 수 있다.
◇중년 이후 퇴행성관절염 조심해야
전체 인구 중 10~15% 정도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모두가 퇴행성관절염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상적인 관절은 통증 없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연골이 그 끝을 덮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이런 연골의 프로테오글라이칸이라는 성분이 소실되고 기계적으로 마모돼 연골 밑의 뼈가 드러나게 되고, 자극을 직접 받은 뼈에서 작은 뼈조각들이 자라나서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을 유발하며 방치하면 관절의 변형과 운동제한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걸을 때 갑자기 통증을 느끼면서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떠다니던 뼈 조각이 관절사이에 갑자기 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체중부하를 받는 무릎관절, 고관절, 요추관절 등에서 자주 발생되는데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과 다르게 손가락 관절에 골관절염이 많이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는 진행정도에 따라 그 치료법이 달라진다. 초기와 중기에는 운동요법과 물리치료를 병행하지만 중기를 넘게 되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이밖에도 65세 이상 노인들은 ▲만성피로, 전신쇠약, 복수,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간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하며 ▲명치부위에 통증이 있는데다 소화불량을 느낀다면 췌장이나, 위, 십이장에 염증, 궤양, 암 등이 생겼는지 검사해봐야 한다. ▲공복 시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십이지장 궤양을, 식후에 이런 증상이 있다면 위염 및 위궤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노인의 30% 에서 흔히 발생하는 변비는 변비약의 오·남용과 정신적인 우울함으로 인해 하복부가 불쾌하고 변비와 설사가 동반되면 과민성 대장염이나 대장암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와 함께 노인들은 생체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나 증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주로 ▲쉽게 피로하거나 무기력감을 느낀다 ▲매사에 자신이 없고 활력이 떨어진다 ▲근력이 감소하고 이유 없이 온 몸이 쑤신다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지내도 자주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든다 ▲책이나 신문을 여러 번 읽어야 머리 속에 들어온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요점을 종종 잊어버리거나 건망증이 심해졌다 ▲성욕 저하 및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 등을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을 촉진시키는 요인은 담배,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복부비만, 운동부족 등을 들 수 있다. 흡연을 하게 되면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거나 항산화제마저 파괴해 노화를 촉진한다. 또한 흡연자는 비 흡연자보다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60~70% 높고 폐활량을 떨어뜨려 호흡기 질환을 잘 유발한다.
또한 적당히 마시면 음주가 노화를 지연시키고 수명을 연장시키지만 과음은 활성산소를 많이 발생시키며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각종 항산화비타민과 미네랄의 흡수와 이용을 방해해 노화를 촉진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불안과 갈등을 유발하고 자율신경계가 계속 긴장 상태에 있게 돼 신체적, 정신적 기능 장애나 질병을 일으킨다. 말하자면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고 면역계, 내분비계, 심혈관계 등에 나쁜 영향을 미쳐 질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암, 뇌졸중, 위염, 위궤양의 위험인자인 동시에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복부비만은 동맥경화를 유발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이런 성인병들은 결국 노화를 촉진하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또한 내장비만은 유방암과 대장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성을 높여 일찍 사망하는 원인이 된다.
노화를 막고 건강한 인생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노화의 증상을 가속화시키는 원인들을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노화의 주요 원인인 활성산소를 줄이고 생물학적인 시계를 천천히 돌리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상생활에서는 ‘일십백천만 법칙’만 수행해도 건강한 노년생활을 보낼 수 있다. 하루 한 가지씩 좋은 일(이를테면 이웃과 인사하기, 거리의 담배꽁초 줍기 등)을 하면 스스로 만족감이 높아져 존재감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활력 있는 생활이 가능하다. 하루 열 사람을 만나 상호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며, 가급적 각기 다른 주제(여행이야기, 맛 집 이야기, 과거의 대소사 등)를 가지고 10분 이상 대화를 하고 하루 일과가 끝날 때 대화의 내용을 대뇌여 보는 것 또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하루의 일상을 100자 정도로 요약해서 시간별(아침은 몇 시에 어떤 음식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누구와 만나 무슨 일을 하고 점심에는 복지관에 들러 어떤 프로그램들을 실시하는 등)로 정리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하루 1000자 매일 아침 신문의 굵은 글씨, 즉 큰제목이나 소제목을 읽고 기사내용을 유추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 가급적 하루에 1만 보 이상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99세까지 88하게 살다 2~3일 앓고 사(死)는 법
입력 2010-09-28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