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6세이후에 수술 가능…경험많은 전문의 찾아야
[쿠키 건강] ‘그녀는 핸드백에서 검은색 머리띠를 꺼내 그것을 입에 물고,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감싸듯이 해서 뒤로 돌려 한 번 비틀더니 재빨리 묶었다. “어때요?” 나는 숨을 죽이고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 안은 바싹 바싹 마르고, 몸의 어디에서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 무라카미하루키 ‘양을 쫒는 모험’ 중’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 ‘양을 쫒는 모험’에서는 귀 모델을 하는 여성 ‘키키’가 귀를 드러내는 장면을 ‘그때까지 본 적도 없고, 상상한 적도 없는 종류의 아름다움’이라고 묘사한다. 복잡 미묘한 형태의 귀를 두고 하루키는 일종의 패티쉬즘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하루키가 묘사한 귀는 상상속의 허구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귀가 사실은 숨겨진 아름다운 부위 중 하나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이 귀가 나오지 않고 들어가 있으면 어떨까? 어떤 미인도 ‘결손’된 아름다움밖에는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매몰귀, 성형으로 회복 가능
귀의 일부, 또는 전체가 머리 속으로 움푹 파 들어가 있는 형태를 ‘매몰귀’라고 한다. 이 매몰귀는 일종의 선천성 기형으로 잡아당기면 전체적인 모양이 드러나지만 놓으면 다시 들어가게 된다. 안경을 쓸수 없어 불편하기도 하지만 보기에도 그렇게 좋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상하지만 일단 소리를 듣기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성장기인 아이들은 자칫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라도 하면 마음에 크게 상처를 입을 수 있으며, 외모에 민감한 시기인 사춘기, 그리고 성인이 돼서 사회 생활 하는데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귀전문 Hilock 성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보나성형외과의 김영수 원장에 따르면 다행히도 매몰귀는 성형으로 거의 회복이 가능하다. 수술이 가능한 시기는 어느 정도 귀 성장이 이루어지는 6세이후가 좋다.
매몰귀 성형은 연골을 잡아당기는 조직을 풀어주고 귀 상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만드는 식으로 진행된다. 수술시간은 약 1~2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정도이후의 환자의 경우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원은 필요하지 않다.
수술 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실밥을 제거하게 되는데 그 동안 의료기관은 2~3번 정도 방문하면 된다. 수술 직후에는 수술부위가 눌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무리한 움직임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영수 원장은 “수술 전에는 가능하면 과도한 출혈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류는 복용하지 말고, 흡연이나 음주는 피하며, 수술 뒤에는 최소한 2~3개월동안은 귀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경험과 지식 가진 전문의 찾아야
수술 뒤 만족스러운 형태나 나오지 않으면 2차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매몰귀의 경우 오랫동안 머릿속에 파묻혀있어 이차적으로 연골의 변형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매몰귀를 교정하면서 동시에 교정을 해주어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재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때는 주의깊은 진찰과 자세한 상담을 통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을 교정하게 된다.
2차 수술은 귀의 형태 이상에 따라 다양한 교정방법이 시행된다. 심한 경우에는 동측이나 반대편 귀연골을 이식해 모양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한편, 김영수 원장은 “귀도 성형으로 교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비교적 수술에 대한 만족도도 또한 높은 편이지만, 아직 보편화된 분야가 아닌 만큼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외모의 완성은 ‘귀’, 그런데 매몰귀는?
입력 2010-09-20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