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갑작스런 ‘허리통증’ 어떻게 할까?

입력 2010-09-16 07:59
증상 맞는 냉·온찜질 선택해 뭉친 근육·피로 풀어야… 스파·반신욕도 효과

[쿠키 건강] 이혼소송이 가장 많은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설 연휴 직후와 추석 연휴 직후다. 서울가정법원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월별 이혼소송은 약 1300건. 그러나 설 연휴 직후인 2월, 3월은 2458건, 추석연휴 직후인 9월, 10월에는 2370건의 이혼소송이 접수돼 1,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명절 직후에 이혼소송이 급증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차례상 준비와 손님맞이 등으로 심신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가운데 부부 사이에 쌓인 앙금이 더욱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부들은 허리 펼 시간도 없이 가사노동에 시달리기 때문에 가정불화의 벽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즐거워야 할 명절기간을 전후해 오히려 두통, 우울증 등의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또 명절 연휴가 지나면 허리나 관절, 어깨 등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 더욱이 신세대 주부들은 맞벌이가 많다 보니 상당수가 가사노동에 익숙지 않은 편. 이런 터에 무리한 집안 일로 자칫 허리나 관절을 상하기 쉬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 펼 새 없이 일하는 주부, 허리 통증 심각

음식 장만을 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서있거나 앉아있을 수 밖에 없다. 주로 전을 부치거나 송편 등을 만들 때 장시간 앉아 있게 되는데 이때 자세가 구부정하고 흐트러지면 허리의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연세SK병원 신경외과 천세명 과장은 “바닥에 앉으면 의자에 앉는 것보다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간다”며 “특히 요리할 때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게 되는데, 이런 자세는 허리를 똑바로 세웠을 때보다 약 1.5배 이상의 무게가 허리에 실려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닥에 앉아 요리를 할 때는 벽에 가까이 기대서 쿠션이나 베개로 등을 받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벽에 기대 한쪽 무릎을 세우면 등이 구부정하게 굽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장시간 서있을 때 한 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면 허리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백과사전 높이(15cm) 정도의 받침대에 발을 번갈아 올려놓는 것도 허리의 피로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갑자기 찾아온 허리통증, 증상에 맞게 냉·온찜질 선택해야

갑자기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면 먼저 찜질로 응급처치를 해보는 것이 좋다. 천세명 과장은 “허리 통증이 있으면 그 주변 근육이 긴장되고 혈액순환도 나빠진다”며 “이때 약 75℃ 정도의 온찜질을 해주면 긴장된 근육이 풀리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증 부위에 부기가 있다면 염증 증세가 있을 수 있어 냉찜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찜질은 신진대사 활동을 늦춰 혈관을 수축시킴으로써 염증이나 부종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냉찜질을 하다가 피부가 하얗거나 파랗게 변하면 피부가 상하거나 동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

온찜질이나 냉찜질 모두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며 특히 냉찜질을 할 때는 찬 수건이나 얼음팩 등을 수건으로 감싸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황금연휴와 추석 기간 동안 뭉친 근육이나 쌓인 피로 풀어야

올해 추석은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명절을 지낸 후 수고한 아내를 위해 가족끼리 스파나 온천 등을 즐기며 명절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가정화목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허리가 아플 때는 스파(Spa)를 하면서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스파’는 벨기에의 유명 온천 휴양지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로 ‘물을 이용한 건강’이라는 뜻이다. 스파는 강한 수압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근육에 쌓인 피로물질인 ‘젖산’을 배출해주기 때문에 피로회복에도 좋다. 또한 전신 근육을 균형 있게 풀어주기 때문에 허리 통증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반신욕은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아 몇 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특히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혈액순환 및 통증환자들에게 좋다. 반신욕은 배꼽 부위까지만 물에 담그고 수온은 37~39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시간은 머리와 얼굴에서 땀이 나는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알맞다.

명절 동안 무리해서 오는 통증, 즉 허리가 뻐근한 정도라면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 된다. 그러나 늘 허리에 통증이 있거나,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해져 움직이기가 불편하다면 단순한 요통이 아닌 디스크 등의 증세가 악화됐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통해 먼저 요통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