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호사다마라고 즐거운 명절 때일수록 분주하고 야외활동도 많아 사고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명절 때 발생하는 응급상황은 긴 연휴기간이라 약국이나 병의원을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산 속 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응급상황에 몇 지 대처법만 알고 있어도 큰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의 도움말로 명절 응급상황 발생시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성묘하다 벌이나 뱀에 물리면
성묘를 하다 벌에 쏘였을 경우 벌침이 쏘인 부위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으면 손톱으로 눌러 짜지 말고 플라스틱 카드나 칼 등으로 밀어서 제거하고 찬물이나 얼음찜질을 해 통증과 붓기를 줄여준다. 스테로이드 연고 또는 항히스타민제를 상처 부위에 발라 주고 이러한 연고가 없다면 대용으로 우유를 발라도 된다.
가끔 벌침에 대한 과민증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과거 벌에 쏘였을 때 과민반응이 있었던 사람은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심한 두드러기가 돋거나 입술, 눈 주변이 붓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과민 체질인 사람은 비상약을 주입한 후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간다.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성묘 시에는 슬리퍼보다 구두나 운동화를 신고 헐렁한 옷을 피하고 몸에 잘 맞는 긴 소매의 옷을 입는다. 옷 색깔은 흰색이나 화려한 색보다는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는다. 향수나 헤어스프레이, 향이 진한 화장품 등을 피하고 벌초 작업에는 꼭 장갑을 착용한다. 벌이 있으면 놀라서 뛰거나 빨리 움직이지 말고 벌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용히 움직인다.
뱀에 물리면 안전한 장소에서 환자를 안정시킨 후 물린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탄력붕대로 감은 다음 심장보다 높지 않게 고정해준 후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이동한다. 특히 독사에 물렸을 때는 빠른 응급처치가 더욱 중요하다. 독사는 머리가 편편하고 삼각형이며 두 개의 독니를 가지고 있어서 물리면 두 개의 구멍이 남는 게 특징이다. 얼음을 상처에 직접적으로 대거나 입으로 빨거나 칼로 물린 부위를 째는 등의 응급처치는 오히려 환자에게 해롭다.
◇음식을 하다 화상 입었다면
화상은 손상의 정도의 따라 1, 2, 3도로 구분한다. 대개 2도 이상의 화상은 물집이 생기는데 가능한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화상 부위에 있는 옷이 살에 붙어 있으면 억지로 떼지 말고 옷 위에 찬 수돗물을 흘려서 빨리 식혀준 후 가위로 열도록 한다. 간장, 기름, 된장 등을 바르지 않도록 하며 소독거즈가 있을 경우에는 화상부위를 덮어주는 것이 좋다. 붕대로 감지만 압박하지 않도록 한다.
◇성묘 1~2주 후 감기 증상이 있다면
성묘한지 1~2주 후 발열, 두통 및 춥고 떨리는 등의 감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최근 유행하는 신종플루 외에도 유행성출혈열과 렙토스피라, 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유행하는 풍토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행성출혈열은 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소변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해마다 이맘때쯤 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신부전증, 저혈압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들쥐 배설물이 있을 만한 잔디에서 드러눕거나 침구, 옷 등을 말리지 말아야 한다.
렙토스피라는 피부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세균질환이다. 물이 고인 논에서 벼세우기를 할 때 잘 걸린다.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고 작업 때는 장화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물린 자리에 직경 1㎝가량의 붉은 반점이 생긴다. 야외에 나갈 때 피부가 노출되는 옷을 피하고 맨발로 걷지 않는 것이 좋다. 산이나 풀밭에선 앉거나 눕지 말고 풀밭에 침구나 옷을 말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귀가 후 반드시 목욕을 하고 입은 옷은 꼭 세탁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즐거운 추석, 응급상황 발생 때는 이렇게
입력 2010-09-15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