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는 모습 보면 척추 건강이 보인다

입력 2010-09-15 12:25
[쿠키 건강] 추석이 되면 여기저기 ‘절’할 일이 많아진다. 절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하는 것 자체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잘못하면 몸에 무리가 되어 골병이 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절을 하는 모습에서도 척추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목허리디스크전문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원장으로부터 절하는 자세에서 척추건강을 체크하는 방법과 관절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고 절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절 할때 엉덩이가 과도하게 들리면?

우리 몸은 절을 하고 일어날 때 척추 근육 중 하나인 ‘기립근’을 사용한다. 다리, 척추, 목 등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기립근이 제대로 작용하진 않아 절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럽게 된다. 절을 할 때 ▲엉덩이가 들리는 유형 ▲척추가 굽어 뒤로 튀어나오는 유형 ▲척추가 옆으로 활처럼 굽은 유형 ▲무릎이 앞쪽으로 굽은 유형 등은 관절건강을 의심해 봐야한다.

절을 할 때 엉덩이가 과도하게 들리면 골반 근육이 짧고 허리뼈가 과도하게 앞으로 활모양으로 굽어 있는 상태일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은 평소에도 엉덩이가 들리고 배를 내밀고 다니게 된다. 오래 서있으면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게 특징이다.

등이 구부정하고 가운데 등 근육이 수축돼 있어 굽어 있으면 절을 할 때 척추가 굽어 뒤로 튀어나오는 척추후만 상태가 나타난다. 평소에도 등과 뒷목이 자주 아프면 척추후만을 의심해 봐야 한다. 생활습관이 잘못됐거나 골다공증이 있을 때 척추후만이 나타날 수 있다.

척추측만이 있는 경우는 절을 하려고 허리를 구부리면 등 양쪽의 높이가 다르다. X-레이 검사를 해보면 척추와 골반이 정상인들보다 활처럼 휘어있고 틀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척추측만이 지속되면 근육의 과도한 긴장과 약화 등으로 인해 통증으로 이어진다. 어깨 높이도 달라서 윗옷이 한쪽으로 쏠리기도 한다.

흔히 O자 다리, X자 다리라고 불리는 내반슬유형은 골반이 벌어져 있어 서 있을 때 무릎 사이가 벌어져 다리가 휜 상태를 말한다. 휜 다리는 다리 뼈 자체가 휘어진 상태가 아니라 뼈들이 바르게 정렬되지 않아 무릎 위아래 두 뼈인 대퇴골과 경골축이 틀어진 상태이다. 내반슬이 있으면 발목이 자주 삐고 진행되면 퇴행성 슬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절 잘하면 ‘운동’, 못하면 ‘디스크’

우리 몸은 절을 할 때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모두 이용한다. 정확한 자세를 익힌다면 근육과 관절을 강화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된다. 또 절을 하면서 일정량의 열량을 소모하므로 유산소 운동으로서 손색이 없다. 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구부릴 때 통증이 줄어들어 편안해 지는 등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디스크 환자는 절할 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허리를 굴곡시키는 절을 반복하면 디스크 돌출이 가속화 될 수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절을 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으로 절을 하기 전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30분 단위로 일어나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앉아서 오른쪽 다리를 바깥쪽으로 빼고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의 허벅지에 올린 후 왼손으로 오른 무릎을 짚고 오른손은 뒤로 향한 채 허리를 비트는 스트레칭 동작이 도움이 된다. 일어서서 한 손을 양 발 사이에 닿게 하고 다른 손을 위쪽으로 향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골반을 옆으로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하고 시선은 위를 향한 손끝을 보는 것이 좋다.

절을 할 때는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춘 후 허리를 숙이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무릎이 굽혀지지 않고 허리부터 숙여지면 상체의 하중을 허리가 버텨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다.

먼저 가슴을 펴고, 어깨에 힘을 빼고 합장한 손이 심장보다 조금 위에 있도록 선다. 그 다음 무릎을 꿇어 쭈그린 자세에서 허리를 숙여 절을 한다. 이때 발가락을 꺾어지도록 앉되 발뒤꿈치를 벌려 앉고 바닥을 짚으면서 왼발이 위로 가도록 한다. 무릎과 손의 위치가 일자가 되도록 하고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바짝 붙인다.

일어날 때는 역순으로 먼저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를 들어 허리부터 바로 세우고 무릎을 펴며 일어서야 올바르게 절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이 일어설 때 몸에 무리를 줄이는 비결이다. 평소 절을 할 때 한쪽 다리와 어깨에 무게 중심이 가지 않고 양쪽 모두 고르게 분포되는 자세를 유지하며 절 운동을 하는 것이 척추 건강 뿐 아니라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