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귀향길에도 혈당관리는 막힘 없이

입력 2010-09-15 08:22
당뇨환자의 추석 귀경길 장시간 운전, 저혈당 쇼크로 사고위험 높아

[쿠키 건강] 35세 당뇨환자 이모씨는 이번 추석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향을 방문할 계획이다. 얼마 전, 승용차를 몰다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풀리고 시야가 뿌옇게 변하면서 앞이 안 보이는 아찔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갓길에 정차해 위기를 모면했지만 또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운전대를 다시 잡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지난해 10월 부산의 한 당뇨환자는 저혈당으로 인한 무의식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8중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이렇듯 운전 중에 나타나는 저혈당 쇼크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추석을 앞두고 막힌 도로에서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저혈당에 철저히 대비하고 귀경길에 나서야 한다.

◇당뇨환자의 교통사고를 부르는 무서운 저혈당

지난해 12월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당뇨환자14명 중 한 명은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으며, 특히 운전자가 저혈당 상태에서 거의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운전 중 사고를 부르는 저혈당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필요량보다 부족해 정상수치 이하로 혈당이(70mg/dl 이하)떨어지거나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초기 배고픔, 전신 떨림, 두통, 어지러움 등으로 나타났던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심한 피로감과 시력 이상, 졸음으로 진행, 심할 경우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이러한 저혈당은 흔히 당뇨 치료에 쓰이는 경구용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의 용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투여 시점이 적절치 못했을 때 일어나게 된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의 조사에서도 혈당 조절 약을 잘 챙겨먹는 등 혈당관리에 특히 신경 써 온 사람이 혈당 관리를 소홀히 한 사람보다 충돌사고를 더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뇨를 오래 앓아왔거나 평소 저혈당을 자주 겪었던 환자는 저혈당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고 무덤덤해지는 ‘저혈당 무감지증’이 오기 쉽다.

특히 운전 중에는 이러한 증상을 감지하기 어려워 전조증상 없이 바로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따라서 당뇨환자라면 돌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운전하기 전 자신의 혈당수치와 신체리듬을 미리 체크하는 등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출발 전 과일주스, 설탕물 미리 준비해

귀경길 운전은 꽉 막힌 도로로 인해 평상시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낮아질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 약이나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조절해 오고 있다면 ‘공복 상태’를 피해야 한다.

출발 전 든든히 식사를 하고, 반드시 혈당을 체크해야 한다. 탈수가 잘 되는 당뇨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갈증이 없더라도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준비해 미리 조금씩 마셔줘야 한다. 또한 생수나 야채 등은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지만 혈당과는 관계가 없으므로 탄수화물이 든 사탕 등의 간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가 혈당측정기는 반드시 준비해 어지러움증이 발생했을 때 저혈당으로 인한 증상인지 아닌지를 구분해야 한다. 혼자 귀경하는 당뇨환자는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을 경우를 대비해 ‘당뇨병 환자’라는 내용의 메모를 가지고 있는 것도 좋다.

◇연휴기간 진료하는 병원, 응급전화 1339 외워 응급 상황 철저히 대비

연휴 기간에는 대부분의 병원과 약국이 문을 닫기 때문에 출발 전 평소 복용하는 자신의 당뇨병 치료제를 꼭 챙겨야 한다. 귀경길에는 꽉 막힌 도로에서 몇 시간을 보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면서 24시간 효과를 보이는 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에도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추석 연휴기간에 진료하는 병원이나 약국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응급전화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응급환자가 생기면 유선전화는 1339, 휴대전화는 지역번호+1339를 누르면 언제 어디서든 의사와 상담이 가능하다.

당뇨병 환자가 귀경길 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저혈당 쇼크의 위험이 낮은 자누비아 등 DPP-4 억제제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누비아는 식사와 관계 없이 하루 한번 복용으로 24시간 효과가 지속되는 최초의 DPP-4 억제제로 인체 본연의 혈당 조절 기능에 근거해 효과, 편의성, 안전성을 동시에 지닌 약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