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고령환자에도 가능한 최소절개 대동맥 판막 삽입술 성공

입력 2010-09-14 14:12
[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에서 최소절개 판막 삽입술을 성공해 고령환자에서도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해졌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내과 박표원 교수팀은 7월 대동맥 판막 협착증 남성 환자(80)에서 최소절개 판막 삽입술을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환자는 혈관에 이미 대규모 석회화가 진행돼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였다. 또 장기간 흡연으로 인한 만성폐쇄성 폐질환,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간암 등을 앓고 있어 기존 방법 수술을 받기에는 위험했다.

이 수술법은 4~6cm의 최소한의 피부절개를 하고 합병증의 위험도가 높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첨부를 통해 대동맥 판막에 접근해 판막 치환을 하는 수술법이다. 수술시간이 기존 수술에 비해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로 짧고, 회복기간이나 재원기간을 기존의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술법은 동맥의 상태에 따른 영향이 적어 동맥혈관의 석회화가 많이 진행된 고령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수술 실패시 기존 수술법으로 즉시 판막치환을 해야 해 의료진의 숙련도가 중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심장이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할 때 역류되지 않도록 하는 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 판막’이 석회화돼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질환이다. 진단 후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으며 운동시 호흡곤란, 심부전, 가슴통증, 실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대동맥 판막 치환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25~30cm를 절개한 개흉수술을 통해 새로운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심장판막수술이 일반적이었다. 수술과정에서 인공심폐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고령환자와 대동맥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뇌경색, 과다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사타구니 혈관을 통한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이 도입돼 성공하기는 했으나 이는 동맥 협착이나 혈관의 석회화가 진행되지 않는 비교적 혈관 병변이 경증이거나 없는 환자들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박 교수는 퇴행성 질환이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고령화로 인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소절개 판막 삽입술의 적용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70세 이상에서 심장판막수술을 받은 환자는 2000년 2명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3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국내의 고령의 환자들은 심장수술의 위험이 커 수술이 필요하지만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전체 심장수술 환자 중 80대 이상은 3%대에 불과하다. 미국, 유럽이 약 15%, 일본이 10~15%인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