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 안 먹을 수는 없고 콜레스테롤은 무섭다면?

입력 2010-09-14 11:40

콜레스테롤 수치관리,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 등 라이프스타일 개선은 필수

평소 패스트푸드 등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직장인 최 모씨(38)는 최근 몸무게를 재 보고 깜짝 놀랐다. 올 여름 무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마다 먹었던 햄버거나 치킨 때문인지 체중이 급작스럽게 불어난 것. 최 씨는 몇 달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총 콜레스테롤 280mg/dl로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던 터라, 다가오는 추석에 명절음식에는 손도 대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한국인 10명 중 3명 주 1회 이상 햄과 소시지 섭취, 육류 위주의 서구식 식습관에 길들여져

삼시 세끼 챙겨먹는 것도 복이라 여기던 시절은 이제 호랑이 담배 피우던 때의 이야기가 됐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튀긴 음식이나 고기류의 반찬은 일반 가정집의 밥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패스트푸드로 한 끼 식사를 하는 직장인들은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다. 그만큼 한국인의 식습관은 육류 위주, 기름기 많은 서양식에 길들여졌다.

실제로, 지난 10년간(1998~2008년) 우리나라 국민의 곡류 섭취량은 337.2g에서 286.5g으로 감소한 반면, 육류 섭취량은 67.8g에서 85.5g으로 27%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햄이나 소시지를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1998년 23.9%에서 2005년 27.9%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우리나라 국민의 식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각증상 없는 이상지질혈증, 평소 관리가 심혈관계질환 예방의 핵심

그런데 이러한 음식들은 열량이 높을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담즙산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필수적인 물질이지만, 나쁜 콜레스테롤라 불리는 저밀도(LDL: 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질병인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증가하면 동맥벽에 침전물을 형성해 동맥경화가 일어나게 되며, 혈액의 흐름을 막아 심장 및 뇌혈관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 등 기름기 많은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국민건강통계조사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간(2005~2009년) 국내 고지혈증의 진료인원은 연평균 19.3%씩 증가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한 동맥경화 및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 mg/dL 미만으로 관리해야 하며, 240 mg/dL 이상인 경우 심혈관계질환을 경험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고콜레스테롤혈증의 고위험군으로 인식된다.

◇콜레스테롤 관리에 생활습관 개선은 기본, 최근 스타틴계 약물을 통한 효과적인 콜레스테롤 관리 방법 제시하는 연구 결과 발표돼

이상지질혈증은 1차적으로 운동요법과 식이요법, 체중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관리가 권장된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걷기나 달리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고, 처음에는 3~5분으로 가볍게 시작해 점차 운동시간을 늘려가며 몸을 적응시켜야 한다.

또한 제철의 신선한 녹황색 채소나 과일, 등푸른 생선, 저지방의 살코기 등을 먹으면서 패스트푸드나 튀긴 음식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콜레스테롤의 약 90%는 우리 몸의 간과 내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내고 약 10%만이 음식물 섭취로 인해 축적되기 때문에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는 적절한 콜레스테롤 조절이 힘들다.

또한 이미 생활화된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매우 힘든 것이 사실이며,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1년 365일 끼니마다 먹어야 할 음식,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가려내기란 사실상 불가한 일이다.

최근 영국의 임페리얼컬리지대학 연구팀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스타틴계 약물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4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매일 7온스(약 198g) 용량의 밀크쉐이크와 치즈버거를 먹는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매일 스타틴을 복용하는 것으로 중화시킬 수 있다는 것.

‘아토르바스타틴(제품명 리피토)’과 같은 스타틴계 약물은 세계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심장질환 수술 후 사장 즐겨먹는 칵테일 이름이 ‘리피토 온더 락스’ 라고 농담을 해 기사화됐을 정도로 이상지질혈증의 치료 및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해 널리 복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관련 연구에서는 스타틴계 약물이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통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입증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