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길’은 즐겁지만 멀미가 걱정…

입력 2010-09-14 11:17

[쿠키 건강]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몸이 따라 주지 않는 이들에게 고향으로 가는 길은 짜증스러운 길이 될 수 있다. 바로 멀미가 심한 이들이다. 차멀미가 심한 사람들에게 명절을 맞아 오랜 시간 차를 타야 하는 일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왜 나만 멀미할까?

멀미는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겪는 증상지만 대부분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일시적인 현상이니 만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심한 멀미 증상으로 차를 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시간 차를 타거나 비행기, 배 등을 타면 으레 멀미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멀미는 흔히 ‘가속도병’이라고 하는데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눈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 몸의 다른 평형감각이 느끼는 움직임과 차이가 생기면서 현기증이나 구토, 메슥거림 등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 몸의 균형감각(평행감각)은 시각, 내이의 전정기관, 뇌뿐 아니라 말초신경까지 관여해 움직임을 인지하면서 균형을 잡기 위해 실시간 센서들이 작용한다. 그러나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그 움직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감각계에 혼란이 생기고 어지럼증 같은 멀미 증상을 느끼게 된다.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놀이기구를 타면 심한 현기증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이런 증상은 밖을 볼 수 없는 배나 비행기를 탔을 때 더 심하게 올 수 있다. 몸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인지하는 것은 시각인데 이때는 시각적인 판단마저 어려우므로 평형 감각계는 더 큰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멀미도 병?

그렇다면 멀미는 질환이라고 인식해야 할까? 물론 이는 감각계의 일시적인 혼란으로 빚어지는 문제이고 증상도 곧 회복되므로 심각히 여길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일 때 (2~12세 사이)에 멀미에 민감하다며 여성이 더 잘 생기고, 생리기간에 더 심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는 미리 멀미약을 복용한다면 대부분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물론 가까운 거리를 갈 때도 불편을 느낀다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자신의 감각신경계 이상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세란병원 뇌신경센터&어지럼증 클리닉 박지현 과장은 “연구에 따르면 편두통을 앓고 있는 경우 멀미를 더 심하게 할 수도 있다”며 “두통성 어지럼증 환자는 심한 멀미 증상을 겪고 두통을 동시에 호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시각, 내이 속 전정기관, 뇌신경이나 말초신경의 균형감각 중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차를 타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평소 앉았다 일어나거나 몸을 돌릴 때 어지럼증을 느낀다거나 특정 자세나 운동 시 어지럼증이 생기고 몸의 균형을 제대로 맞출 수 없다면 균형감각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환자의 경우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면 어지럼증이 더 극대화 될 수 있다. 또 평소 어지럼증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차를 타면 무조건 멀미를 한다면 시신경계나 전정기관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원인 검사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