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질환과 버금 갈 정도로 생존율이 낮은 ‘심부전’

입력 2010-09-11 08:57
1년 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및 재 입원률 40% 달해

[쿠키 건강] 인체의 핵심 기능인 ‘심장 펌프 기능’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심부전은 심혈관질환의 종착역이자,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이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 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환자의 1년 생존율이 70~87%, 2년 생존율이 61~83%로 암 질환에 버금갈 정도로 낮다. 전세계적으로는 2300만 명 이상이 만성 심부전을 앓고 있으며, 1년 내에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및 재 입원률은 40%에 달한다.

◇심부전이란= 각종 심장질환으로 인해 심장의 펌프기능이 떨어지면 심장에 들어오는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심장이 비대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혈액이 체액이 연약한 폐조직으로 스며들어 폐부종이 발생하게 되며, 이를 심부전이라고 한다. 심부전 상태가 되면 움직일 때 숨찬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관상동맥질환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치료법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를 받으면 심장의 활동이 정상화 되고 심부전 증상이 완화된다.

◇심부전의 증상= 심부전 상태가 심해지면 쉬고 있을 때도 숨이 차게 되고 잠을 자다가도 숨이 차서 깨어나는 경우도 있다. 심부전 환자에서는 체액이 혈관에서 빠져나가 조직에 고이게 되는데 특히 발목 부위에 부종이 많이 생긴다.

신장(콩팥)은 누워있을 때 더 효율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심부전 환자는 낮보다 밤에 더 많이 소변을 보게 된다. 또한 심부전 환자는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노폐물이 쌓이기 때문에 만성피로를 호소할 수도 있다. 머리로의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못해 불면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고 소화불량, 복수 등도 동반할 수 있다.

◇심부전의 분류= 뉴욕심장학회는 만성 심부전으로 인한 신체활동의 제약정도에 따라 ▲Class I: 무증상: 일상적인 활동으로 피로, 호흡곤란, 심계항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음 ▲Class II: 일상적인 활동에 약간의 제약. 휴식중에는 편안하나 활동후 증상이 나타남 ▲Class III: 뚜렷한 활동의 제약. 약간의 움직임에도 증상이 나타남 ▲Class IV: 심한 일상활동의 제약. 안정, 휴식시에도 증상이 나타나며 활동시 더욱 악화되는 등 4등급으로 분류를 한다.

◇심부전의 치료= 심부전 환자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먼저 받는다.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질환이 있으면 이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정상심장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장기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콩팥이 물과 소금을 계속 보유하도록 해서 심부전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심부전을 진행시킨다.

따라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이러한 작용을 막음으로써 심부전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어지러움과 마른기침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큰 문제가 아니며, 심할 경우 심장내과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안지오텐신 II 차단제(ARB)= 안지오텐신 II 차단제는 심장과 혈관에대한 안지오텐신 II의 작용을 차단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비슷한 작용을 나타낸다. 안지오텐신 II 차단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마른 기침의 빈도가 적다고 알려져 있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기침 부작용을 나타내는 환자에서 대체약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뇨제= 이뇨제는 콩팥이 소금과 물을 제거하도록 도와 호흡곤란, 부종 등의 증상을 완화시킨다. 소변량과 체중을 측정하여 이뇨제의 용량을 조절한다. 이뇨제의 부작용으로 통풍, 전해질 이상(칼륨 수치, 나트륨 수치 이상), 콩팥기능 이상, 피로감, 어지러움 등이 있으므로 혈액검사를 통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베타차단제= 베타차단제는 심부전 환자의 생명연장에 도움이 되는 약제이다. 베타차단제는 혈압을 떨어뜨리고 심박을 낮추기 때문에 의사들이 소량에서 시작하여 천천히 용량을 증가시킨다. 심방세동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심박수 조절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디곡신= 심장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심장박동을 조절할 수 있어 심부전 환자에서 많이 사용 되고 있다. 디곡신은 인체 내에서 서서히 분해되므로 75세 이상 고령환자나 콩팥기능이 나쁜 환자에서는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한다.

△질산염 제제= 주로 협심증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사용한다.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량을 줄이고 심장에 부담을 감소시키며,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심장근육으로의 혈액공급을 증가시켜 효과를 나타낸다.

△와파린(쿠마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심부전 환자에서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 생성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혈전이 생성되면 그 중 일부가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돌다가 뇌혈관으로 가서 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유발될 수 있으며, 다리로 가는 혈관을 막게 되면 심한 통증이 발생해 다리가 썩을 수도 있다.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는 적절한 용량을 복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혈액응고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와파린은 다른 약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새로운 약을 복용하게 되면 우선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한 비타민 K를 많이 함유한 여러 음식물을 과량섭취 시에는 와파린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의 약물요법은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으며, 상당수의 환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약물요법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베타블로커를 포함한 여러 치료방법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심부전 이환률 및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만성 심부전 질환자의 절반은 4년이내에 사망한다.

서울의대 순환기내과 오병희 교수는 “심부전은 사망률과 재입원이 높아 고위험의 질환이다. 베타차단제와 ACE억제제 등의 치료 약물들이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많이 낮췄지만 아직도 사망의 위험은 남아있다. 다행히 최근 발표된 SHIFT 연구를 통해 이러한 심부전 환자의 사망 위험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입증돼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병희 교수는 “SHIFT 연구는 심부전에서 심박수와 심혈관사고 발생의 연관성을 규정한 연구로 심박수를 낮추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과 입원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며 이러한 연구 결과 발표로 허혈성 심질환 뿐 아니라 심부전 치료제로서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