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부모님 건강 꼼꼼히 체크할 기회

입력 2010-09-10 11:47
[쿠키 건강] 올해 추석은 예년에 비해 3~4일 늘어난 덕분에 부모님과 함께 보낼 시간이 길어졌다. 이번 추석에는 보고 듣고 묻고 만져보는 망문문절(望聞問切) 건강 체크를 통해 어디가 아프고 불편한지,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평소 골칫거리인 관절질환이나 요통, 백내장 등은 평소 부모님들이 나이 들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 표현도 하지 않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보고, 듣고, 묻고, 만져보는’ 세심한 건강 체크가 꼭 필요한 질환들이다.

◇다리 아프고 저려서 오래 못 걸으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고향 부모님들의 흔한 요통의 원인으로 허리의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척추관절은 단단해지고 뼈는 비대해지고 인대는 두터워져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행된다. 좁아진 척추관에 척추신경이 눌려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만성화된다.

척추관협착증은 누워 있거나 앉아서 쉴 땐 별 증상이 없다. 하지만 걸을 때 다리에 불쾌한 통증, 저리고 둔한 감각, 마비 증상 등이 심해져 오래 걸을 수 없다. 심하면 다리 감각과 힘이 떨어지기도 하고, 대소변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증상이 개선될 수 있으나, 방치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간단한 현미경 레이저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적은 절개로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고 정밀한 현미경으로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성공률 또한 높다.

척추관절전문 여러분병원 신경외과 김정수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며 수술 후 관리만 잘 하면 걷는 여행이나 나들이, 운동을 즐기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초점이 잘 안 맞고 안개 낀 듯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 의심

2010년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들 중 90% 이상이 노인성 눈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백내장이 44.4%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노인성 눈 질환인 백내장은 눈에서 빛을 통과시켜 물체의 원근을 조절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백내장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많은 경우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발병한다.

초기에는 다소 침침하거나, 빛이 퍼져 보이고 눈이 부신 증상이 있다. 진행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등 시력저하 증세를 보인다. 더 진행되면 스스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눈 질환은 부모님들이 불편함을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알아채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증세를 묻고 관찰해야 한다.

시력장애가 심하지 않거나 당장 수술을 받을 수 없을 경우에는 약물치료라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진행된 백내장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실시한다. 통증이 없고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햇빛이 강한 야외 활동 시 모자나 선글라스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에서 ‘우두둑’ 소리나고 다리가 O자형으로 휘었다면 ‘관절염’ 의심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65세 노인 10명 중 8명이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 문제는 관절염을 앓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쉬쉬한다는 것이다. 관절염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거나 자식들에게 부담을 되지 않기 위해 고통을 참고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신경질적인 성격변화나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고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을 숨기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확인할 수 있다. 신체 변형이나 불편한 걸음걸이 등 육안으로 쉽게 체크할 수 있고 통증으로 무의식 중에 내뱉는 소리를 듣고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앉았다 일어날 때 책상이나 선반을 잡고 일어나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속도가 느려진 경우 ▲집안에서 이동 시 앉은 채로, 혹은 기어서 다니는 일이 잦아졌을 때 ▲부쩍 이유 없는 신경질이 잦아지고, 우울해 하는 경우 ▲밤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자주 깰 때 ▲다리를 온전히 펴거나 구부리지 못하는 경우 ▲무릎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자주 들릴 때 ▲무의식 중에 ‘아니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반복할 때 ▲예전과 달리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진 경우 ▲계단을 겁내면서 외출을 꺼리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경우 등이다. 이중 증상이 3가지 이상 있다면 부모님의 관절염을 의심하고 가까운 전문병원에서 검진을 통해 정확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관절염은 초기증상이라면 간단한 보존적 치료로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지게 되면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많이 손상돼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서 관절기능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인공위성의 GPS(위치추적 시스템) 원리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접목, 수술의 정확도와 성공률도 높아졌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급격히 발전, 고령이거나 당뇨병, 고혈압이 있더라도 사전에 혈당과 혈압을 조절한다면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