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현민이(8) 엄마 최정숙(43)씨는 요즘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눈만 찌푸려도 걱정이 된다. 아이가 수업 시간에 칠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딴짓을 한다는 담임교사의 말을 듣고 안과에 갔는데, 시력이 양쪽 모두 0.4 정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눈은 한 번 나빠지면 되돌리기가 힘든 법. 일찍 검사를 했더라면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늦출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가슴만 쓸어내린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인터넷, TV, 게임기 등에 쉽게 노출되다 보니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할 무렵 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시력·집중력·학습능력 상관관계 알아야
잠실 함소아한의원 유한정 원장은 “시력 저하는 아이의 집중력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시기에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집중력을 결정하는 요소는 시각집중력과 청각집중력. 만약 시력이 나쁘면 시각집중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집중력 저하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집중력이 좋은 아이가 짧은 시간에 효율적인 학습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도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부모라면 만 3세 이후부터 정기적인 시력 검사로 아이의 눈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만일 아이가 다음과 같다면 지금 바로 안과에 가서 검진을 받는 게 좋다. TV를 볼 때 가까이 보려고 하거나 눈을 찡그리고 고개를 기울여서 보는 경우, 불빛이나 햇빛이 비칠 때 눈을 잘 못 뜨는 경우, 눈이 자주 충혈되고 눈곱이 많이 끼거나 눈물이 고이는 경우, 눈앞의 물건을 잘 잡지 못하고 헛손질 하는 경우 등이다.
◇근시? 원시? 눈 나빠도 다 같지 않아
눈에 이상이 생기는 형태는 다양하다. 가까운 물체는 잘 보이는 데 멀리 있는 것이 안 보이는 상태를 ‘근시’라고 하는데, 이때는 안경을 써서 교정해야 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계속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근시 중에는 ‘가성근시’도 있다. 아이들은 6~7세가 되면 1.0정도의 정상시력이 나오는데, 시력이 완성되기 전 책이나 비디오 등을 너무 가까이 보는 등 눈을 혹사시킨 아이가 일시적으로 근시가 되는 것을 가성근시라고 한다. 생활습관을 바꾸고 가볍게 눈 운동을 하면 금세 치료할 수 있다.
가끔 어린 아이가 돋보기 같은 안경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먼 거리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것이 보이지 않을 때다. ‘원시’라고 하는데 자라면서 안구의 굴절이 변화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사물이 또렷이 보이지 않고 초점이 맞지 않을 때는 ‘난시’가 된 경우다.
◇성장기 어린이 눈, 한방으로 치료
한창 자랄 아이에게 안경을 씌워야 하는 부모 마음은 편치 않다. 안경이나 렌즈로 교정하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 같지만, 한방 치료를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한정 원장은 “침 치료를 통해 눈의 기와 혈의 흐름을 조절해 눈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시의 경우 음기가 왕성한 대신 양기가 부족해 빛이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고, 원시는 양기가 왕성하고 음기가 부족해 빛이 산란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기기 때문에 이 흐름을 잘 잡아주는 것이 한방 치료의 원리다.
◇생활 습관 차이가 시력 차이 만들어
눈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눈은 멀리 떨어진 것보다 가깝게 있는 것을 볼 때 더 피곤함을 느낀다. 따라서 책이나 텔레비전, 컴퓨터 모니터 등을 볼 때 30분에 한 번씩 먼 곳을 바라보게 해 눈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또한 텔레비전, 모니터 등은 아이의 눈높이 보다 15도 정도 아래에 두는 것이 좋다.
책을 읽을 때는 보조 전등으로 방 전체를 밝게 유지해준다. 조명이 어두우면 사물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눈에 집중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읽는 책은 활자가 큰 게 좋다. 글자가 작고 지나치게 많거나 인쇄가 잘 되지 않은 책은 시력을 나쁘게 만든다. 또한 책과 눈의 거리는 30cm 정도 떨어져 있는 게 좋다는 걸 명심하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운동]
- 두 손바닥을 열이 날 때까지 비빈 후 오목하게 만들어 살짝 눈을 감싸기
- 양손 끝을 모아서 눈동자 위아래를 지그시 눌렀다가 서서히 떼기
- 손끝을 모아 눈썹 시작 부분에서 눈 꼬리 옆 오목한 부분까지 지그시 누르기
- 양손을 무릎에 놓고 눈동자를 좌우로 3회씩 크게 원을 그리듯 돌리기
- 눈동자를 최대한 위로 올렸다가 눈의 힘을 빼고 내리면서 눈을 감기
아이 집중력 차이, 시력이 좌우한다
입력 2010-09-07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