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슈즈, 플립플랍 슈즈 등 오히려 발 건강에 치명적… 발의 피로도 높여 족저근막염 원인
[쿠키 건강] #직장인 김모(25·여)씨는 170cm가 넘는 키 때문에 평소 플랫슈즈를 즐겨 신는다. 좀 더 날씬해 보이거나 몸매의 라인이 살아나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하이힐이 효과적이지만 키가 큰 김씨에게 하이힐은 그저 그림의 떡이다. 여름이 되면 플립플랍 슈즈를 즐겨 신기도 한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김씨는 발바닥이 욱신거리는 듯한 통증이 계속 신경 쓰였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욱신거리기만 했던 통증은 점차 발바닥이 끊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으로 발전했다.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는 전문의로부터 플립플랍 슈즈와 플랫슈즈를 오래 신어 족저근막염이 발생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신어 봤을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과 킬 힐.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높은 굽의 신발이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낮은 굽의 플랫슈즈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신은 듯 안 신은 듯 편안한 플립플랍 슈즈처럼 굽이 거의 없는 신발이 대세다. 편안한 신발의 대표주자, 플랫슈즈와 플립플랍 슈즈. 그런데 정말 낮은 굽의 이 신발들은 하이힐과 다르게 척추 건강에 좋은 신발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굽이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함을 가장한 플랫슈즈와 플립플랍 슈즈는 오히려 발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낮은 굽의 편안한 플립플랍(flip flop) 슈즈, 족저근막염 유발할 수 있어
우리가 흔히 쪼리라고 부르는 플립플랍 슈즈는 걸을 때 퍼덕퍼덕 나는 소리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시원하고 편안해 남녀노소 할 것 없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다. 요즘에는 비즈나 크리스탈 장식을 접목한 고급스럽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편안함이 최대 강점인 플립플랍 슈즈는 의외로 발바닥 근막의 염증을 일으키는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관절, 척추 전문 정동병원 통계에 따르면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겨울철에 비해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는 작년보다 일찍 더위가 시작되면서 6월부터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령별, 성별 비율은 남성의 경우 20~30대에 주로 발병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여름철에 잘못된 신발 착용으로 인해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20~30대 환자의 비율은 남성의 경우 전체 환자의 약 23%, 여성 환자의 경우 전체 환자의 약 20% 정도였다.
◇있는 듯 없는 듯 낮은 굽의 신발, 발의 피로도 높여
쿠션이 거의 없는 플립플랍 슈즈를 신고 걷게 되면 걸을 때 생기는 체중의 압력이 발바닥 전체에 직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발이 더 쉽게 피로해진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플립플랍 슈즈를 신고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10배나 되는 부담이 발목, 무릎 관절 등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또한 발뒤꿈치는 하이힐을 신을 때보다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되고, 뒤꿈치를 고정하는 끈이 없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으로 힘이 몰려 과도한 긴장이 척추까지 전달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족부의학회 대표 로날드 젠슨 박사 역시 플립플랍이나 플랫슈즈와 같이 굽이 거의 없는 평평한 신발은 지면과의 마찰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면 발뒤꿈치와 발바닥의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되고 증상이 악화되면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과 함께 발바닥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초기에 발견했을 경우 계단에서 앞꿈치만 올려놓고 발목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과 특수 깔창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심해지면 소염주사나 체외충격파기기 시술을 해야 한다. 만약 증상이 더욱 악화되면 족저근막 일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신발 구입 전 꼼꼼하게 살펴보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따라서 플립플랍 슈즈를 건강하게 신기 위해서는 구입 전 신발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핀 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몸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끈인 스트립과 엄지와 검지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고리를 잘 살펴서 선택해야 한다. 스트립의 경우, 체중을 싣는 면적이 늘어날 수 있도록 두꺼운 것을 고르는 것이 좋고, 고리 역시 두꺼운 것을 골라야 엄지와 검지의 마찰로 생기는 발가락 사이의 통증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젤리 소재의 고리는 발가락 사이의 쓸림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좋다. 뿐만 아니라 바닥 소재는 푹신한 느낌이 있는 것으로 고르고, 스폰지보다는 고무로 되어있는 것이 접지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좋다.
이에 김 원장은 “여름철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최신유행 슈즈를 즐겨 신는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이라며 “여름 중심으로 증가하는 족저근막염 환자들이 9, 10월에도 꾸준한 이유는 여름부터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 뒤늦게야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신발을 고를 때는 유행보다는 발 건강을 생각해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선택해야 하며, 발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건강한 여름 신발 고르기]
1. 굽은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은 2~4cm를 고르자. 또한 발에 꼭 맞기보다는 1cm 정도의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하자.
2. 짧은 다리가 콤플렉스라 꼭 하이힐을 신고 싶다면, 통굽 하이힐을 선택하자.
3. 지면과의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신발 밑창은 딱딱하지 않고 푹신한 것으로 고르자.
4. 집에 돌아오면 족욕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발마사지를 통해 발 건강을 지켜주자.
낮은 굽 신발, 건강에는 이상 무(無)?!
입력 2010-09-03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