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니라고 우습게 보단 큰일 난다

입력 2010-09-03 10:52
송곳니, 어금니 보호는 기본 얼굴 표정까지 좌우… 뽑기 보다는 교정 통해 치료해야

[쿠키 건강] #직장인 양모(29)씨 윗니의 송곳니는 덧니다. 어릴 때의 덧니는 자신의 귀여운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점점 보기 흉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칫솔질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행여 지저분한 인상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신경도 쓰인다. 결국 이 참에 덧니로 난 송곳니를 빼버리고자 마음을 먹고 치과를 찾은 양모씨. 그러나 치과의사는 송곳니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며, 빼기보다는 교정이나 라미네이트 치료를 하는 것을 권유했다.

송곳니는 원래 포유류들이 음식물을 찢는 데 쓰는 이빨이다. 사람에게는 이 송곳니가 음식물을 찢는다기 보다는 전체적인 치아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송곳니가 덧니로 나게 된다면? 물론 나름 귀여운 이미지를 풍길 수도 있다. 하지만 덧니를 가진 사람들은 최대한 덧니를 보이지 않게 하려고 활짝 웃지 못하며, 콤플렉스로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특히 덧니로 난 송곳니는 그냥 뽑아 버리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아무리 덧니라 해도, 그것이 송곳니라면 우리 치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뿌리가 길고 튼튼해 충치에 대한 저항력 강한 송곳니, 덧니로 나는 경우 있어

우리의 치아는 위 아래 각각 2개의 뒤어금니, 큰 어금니, 앞 어금니, 작은 어금니, 송곳니, 두 번째 앞니, 앞니로 이루어져 사랑니를 제외한 총 28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송곳니는 앞니와 어금니의 경계이면서 가장 뿌리가 길고 튼튼하며, 충치에 대한 저항력도 강한 치아다. 그런데 송곳니는 어금니를 제외하고 가장 늦게 나기 때문에 종종 날 자리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송곳니는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덧니로 나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밖으로 나지 못하고 잇몸 속에 묻혀 있기도 하며, 드물게는 입천장에서 나기도 한다.

◇어금니 보호와 더불어 다양한 역할하는 송곳니, 무조건 빼는 것은 금물

그렇다면 덧니로 난 송곳니는 그냥 뽑아버리는 것이 좋을까? 대답은 “NO”다. 송곳니는 여러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을 씹거나 밤에 이를 갈 때 어금니끼리의 과도한 마찰이나 교합을 줄여줘 어금니를 보호하며, 과도한 교합력을 턱뼈와 얼굴로 분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 전문클리닉 보아치과 이승준 원장은 “송곳니는 다소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앞니 4개의 치열과 직선 형태의 배열을 지닌 어금니 치열을 이어주는 중간자의 역할을 한다”며 “송곳니가 없는 치열은 그 고유의 곡선모양을 잃고 변형이 되기 쉽다”고 설명한다. 또한 송곳니는 입 주위의 근육에 영향을 줘 얼굴 표정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덧니라고 송곳니를 함부로 빼는 것은 기능적으로도 심미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송곳니 대신 작은 어금니 발치 후 교정, 왜소치라면 라미네이트 활용

따라서 송곳니가 덧니로 났을 때는 교정을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교정을 할 때 송곳니가 덧니라고 무조건 뽑기 보다는 송곳니 바로 뒤의 작은 어금니를 뽑아 치열을 올바르게 잡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송곳니의 크기가 다른 치아에 비해 작은 왜소치일 경우에는 치아가 벌어지면서 전체 치열을 흐트러트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교정적인 처치만으로는 개선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라미네이트 등의 치아성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라미네이트는 단기간에 치아를 새로운 배열과 모양, 크기, 색으로 바꿔 줘 짧은 시간 안에 심미적으로 결과가 좋기 때문에 많이 선호하는 추세다.

우리의 치아는 각기 다른 이름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각각의 치아가 제 역할을 해나갈 때 가장 건강한 구강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치아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