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많이 바른다고 이 잘 닦이나요?

입력 2010-08-31 07:00

치약 양 양치질과 상관 없어…거품 많이 날수록 열심히 헹궈야

[쿠키 건강] 과연 치약을 많이 바른다고 이가 잘 닦일까?

티비광고에서처럼 칫솔질 시 치약을 칫솔모 위에 가득 발라 이를 닦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치약을 많이 발랐기 때문에 거품도 많이 나고 치아도 더 잘 닦이는 느낌도 받았을 것이고.

하지만 정작 치약의 양에 따라 이가 잘 닦이고 안 닦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거품이 많이 날수록 좋은 치약이라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다. 거품이 많이 나는 치약이나, 치약을 많이 발라 거품이 많이 날 경우 오히려 헹굼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개운한 느낌에 대충 헹궜다간 세제를 먹게 되기 때문이다. 또 입 안에 남아 있는 치약 성분이 입안을 건조시켜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31일 이상복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에 따르면 이를 닦을 때 생기는 거품은 기름과 합성 계면활성제 때문에 발생한다. 합성 계면활성제는 석유계 황화합물로, 유분과 수분을 결합하게 만들어 흔히 세제류에 많이 사용된다.

치약 속 계면활성제를 말끔하게 제거하지 못해 입 안에 남아있게 되면 입을 마르게 하는 효과가 있어 구강 내에 있는 여러 가지 점막을 건조시켜서 오히려 입냄새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 홍보이사는 “칫솔질을 한 후 다른 맛은 느껴지지 않고 쓴맛만 느끼는 것도 합성계면활성제가 미쳐 다 제거되지 못해 맛을 느끼게 하는 세포에 영향을 줘 미각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라며 “치약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칫솔질 후 치약 속 합성계면활성제가 남지 않게 얼마나 자주 헹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치효과는 치약의 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칫솔법에 있다. 칫솔질의 가장 기본은 구강 내 노출돼 있는 모든 치아의 표면을 빠짐없이 닦아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칫솔의 크기는 어금니 2개 반 정도로 치아 구석구석까지 들어갈 수 있는 크기가 적당하며, 중간 정도 세기의 보통 칫솔모가 좋다.

임플란티아 치과(관악점) 김인수 원장은 올바른 칫솔질에 대해 “칫솔을 쥘 때는 칫솔대를 감싸 쥐듯 가볍게 잡고 모든 치아를 돌아가며 잇몸에서부터 치아 쪽으로 쓸어내리며 치아 사이의 찌꺼기와 프라그를 제거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