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이명 환자 3년 새 2배 가까이 늘어

입력 2010-08-30 10:54

현대 도시생활의 소음환경과 잦은 음향 충격이 원인

[쿠키 건강]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은 환자 중 소리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난청 환자가 지난 2007년에 비해 2009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그중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은 3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박문서 교수팀이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7년에는 360명이었던 난청 환자가 2008년에는 458명으로 늘어났으며, 2009년에 와서는 66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평소 잘 들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는 2007년 71명이었던 환자가 2009년 231명으로 3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난청 환자 중 20%에 미치지 못했던 돌발성 난청 환자수가 전체 난청 환자수의 35%까지 늘어난 것이다.

최근의 난청 환자 증가 요인은 사회경제적 여건의 향상과 더불어 노인선 난청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것도 이유가 되지만 도시생활에서 흔히 간과하기 쉬운 소음의 폐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청소년층에서 MP3등 음향기기의 과다한 사용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난청은 말 그대로 장애가 있어 소리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현상이다. 보통 난청 하면 노인성 장애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특히 최근에는 각종 소음과 이어폰 사용의 급증으로 청각장애를 호소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고 소아들도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통 난청은 30~40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0대, 60대에 피크를 이루는데, 50대 이후 청력기능이 노화로 인해 점차 약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것으로 고막 안쪽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난청과 달팽이관이나 중추신경 쪽의 장애로 생기는 난청이 있다. 그러나 갓 태어난 신생아들에서도 난청이 많이 발견되는데 대부분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성 난청의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한 생후 3~6개월 이전에 청력검사를 시행하고 보청기 착용 등 청력 재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특별한 병력이 없는 경우에는 부모에 의해 발견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청력 재활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신생아는 직접적인 청력검사가 어려우므로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청신경을 자극하는 정도를 검사하는 ‘뇌간반응유발검사’와 소리에 대한 내이세포의 반사 반응 정도를 검사하는 ‘유발이음향방사’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가족 중 청력장애인이 있거나 출생 시 저체중인 경우 등에서는 난청의 위험도가 더 높기 때문에 정확한 청력검사가 필요하다. 고막 안쪽으로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은 어린이들의 주된 난청 원인이다.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오랜 기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언어발달에 있어 중요한 시기인 유소아 때 생긴 청각장애는 청력뿐 아니라 언어, 지능발달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말을 되묻거나 큰소리로 대답하고 TV 볼륨을 크게 올리는 아이들은 난청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돌발성난청은 어느 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니까 멀쩡하던 귀가 안 들리는 말 그대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난청으로 보통 확실한 이유 없이 수 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작스럽게 신경 손상에 의한 청력손실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때로는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한쪽 귀에 오고 또 많은 수에 있어서 회복이 되기는 하지만 난청이 계속 존재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드물게 양쪽으로 오는 수도 있어 항시 문제가 된다.

돌발성난청은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부에서만 그 원인이 밝혀지는데 뇌종양이나 두부외상 등이 여기에 속 한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인불명의 돌발성난청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감염, 혈관계 이상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 또 스트레스가 직접 돌발성난청을 일으키는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진단할 때도 최근 육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는지를 감안한다. 돌발성난청의 자연 회복율은 부분적 회복을 포함해서 40-65%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1/3의 환자는 정상 청력을 되찾지만 1/3은 청력손실을 초래하며 나머지 1/3은 청력을 완전히 잃는다. 일단 청력회복이 시작되면 수일 내에 급속히 좋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또 청력회복은 대부분의 경우 발병 2주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래된 돌발성 난청은 그만큼 회복율도 낮다.

청력이 떨어지면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워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난청이 의심되는 즉시 병원을 찾아 청력검사를 받은 후 치료를 하고 완치가 힘들다면 재활 치료로 자신의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맞춰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면 들리지 않던 주변 소음이 갑자기 들리는 등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꾸준히 병원에서 자신에 맞게 조율을 하고, 하루 4~5시간씩 착용을 하면서 적응기간을 거친다면 난청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근 간편한 음향기기의 발달로 MP3나 오디오 사용이 늘어나고, 생활 속 소음공해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난청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소음성 난청은 초기의 경우 고음을 인지하는 기능만 떨어져 조기발견이 어렵고, 일단 그 이하 주파수까지 난청이 진행된 다음에는 치료 방법이 없는 만큼 조기진단과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생활한다면 청력보호 장비 등을 착용하고 지하철과 같은 시끄러운 곳에서는 MP3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듣는다면 볼륨을 너무 올려놓지 말고 가끔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24시간 나를 괴롭히는 매미소리- 이명 환자도 2배 이상 증가

외부의 소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소리를 느끼는 현상인 이명 환자도 급격히 늘어 지난 2007년에 비해 2009년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를 내원한 환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 때문에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07년 381명에 불과하던 이명 환자가 2009년 853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명도 환경소음이 심해지고 평균수명의 증가로 청신경 계통의 손상을 가진 환자가 늘어나면서 그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 중 남자들은 시끄러운 작업환경이나 총소리 등 큰 음향으로 청각신경에 손상을 입을 기회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명은 외부의 소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소리를 느끼는 현상이다. 보통 귀가 울린다고 표현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딸깍 소리나 벌레 소리, 벨 소리, 바람 소리가 난다고 하기도 한다. 이명은 일시적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나기도 한다. 성인의 15%, 노인층의 25%가 이명을 가지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이명이 조용할 때만 들리는 정도이기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명 환자의 1/6은 매우 심한 정도를 나타내고 30명 중 한 명은 크게 생활의 지장을 받는다.

이명은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이명이 환자가 만족할 만큼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완치가 되지 않는 경우는 당뇨나 고혈압처럼 이명을 가지고 관리하며 지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명의 진단은 각종 정밀한 이명 및 난청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명도 검사를 통해 이명 소리의 음질과 크기를 알아보고 그 주파수를 측정한다.

또 귀의 각 부분의 기능 검사를 시행해서 원인 부위를 찾고 전기생리 검사, 필요하면 뇌의 MRI 촬영 등을 통해 중추신경계에 원인이 있는지를 규명한다. 혈관이나 근육 활동에 연관되어 나타나는 이명의 경우는 또 그에 맞는 검사를 부가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이명의 치료는 원인이 밝혀지면 그에 따라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중이염 때문에 생긴 이명이라면 중이염 치료를 해주면 이명은 사라진다. 혈압 때문에 오는 이명이나 약 복용 후 발생한 이명도 마찬가지다. 이명은 턱 관절의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도 올 수 있다. 턱 관절의 신경이나 근육은 귀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치과 치료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끝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명에 대해서는 약물 치료와 함께 전기치료, 자기장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귀에서 전기 자극을 통해 이명을 만드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거나 뇌에 자기장에 의한 새로운 전류의 흐름을 만들어 주어 이명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이명재훈련 치료는 지속적인 상담 치료와 함께 일정한 소음을 귀에 지속적으로 들려줌으로써 우리의 뇌에서 원래 있던 이명에 대해 서서히 무딘 감각을 갖도록 해주는 방법으로 현재 치료율이 높은 것으로 돼있다.

◇이명환자 이것은 절대 명심해라!

커피, 담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이나 니코틴이 이명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니코틴은 귀의 신경에 산소 공급을 해주는 미세 혈관을 좁게 만들어 이명을 더 심하게 한다. 물론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이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명에 대해 정신을 쏟으면 쏟을수록 증상은 심해질 수 있다. 또 이명이 있는 사람이 큰 소리를 자주 듣게 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너무 시끄러운 곳을 피하는 것이 좋고 불가피할 때는 귀마개 등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반대로 이명 밖에 들리는 소리가 없을 정도로 너무 조용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라디오나 TV를 이용해 소음이 약간 있도록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잠자리에 들 때인데 밤에 주로 이명 때문에 괴로움을 받는 사람은 특수한 소리가 나는 소리 생성기나 일부러 FM라디오를 주파수가 맞지 않게 틀어놓는데 그때 생기는 잡음은 이명을 감소시키는 상쇄효과를 갖는다.

또 보청기와 비슷하게 생긴 이명 차폐기를 사용해 이명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등이 동반된 이명은 정신과적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박문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