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 갑자기 손발톱이 두꺼워지고 변색된다면?

입력 2010-08-27 07:41
[쿠키 건강] 최근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동해안으로 여행을 다녀온 회사원 강응현(30)씨는 발톱을 손질하던 중 발톱이 두꺼워지고 변색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회사 체육대회 때 축구공을 차다가 다친 상처 때문이겠거니 했는데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것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다가 손발톱무좀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휴가 기간 중 맨발로 혹은 발가락이 노출된 샌들을 착용하고, 수산시장, 워터파크, 찜질방 등을 출입하다 손발톱 무좀이 옮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손발톱 무좀은 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에서 무좀환자에게 떨어져 나온 피부곰팡이 균에 손발톱이 감염돼 발병한다.

손발톱 구석에서 먼저 발병해 전체로 번지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기가 어렵고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두터운 신발 안으로 숨기 때문에 중증으로 발전되기 쉽다. 손발톱무좀은 계속 방치할 경우, 가족들에게 전염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과 초기 치료가 관건= 손발톱 질환의 20~40%가 무좀이다. 하지만 손발톱 무좀은 초기에는 별로 가렵지 않아 무좀에 걸렸는지 정확히 알기 힘들다. 그러다가 손발톱의 색깔이 하얗거나 누렇게, 또는 푸른색으로 변하며 두꺼워진다. 그 이후에는 손발톱이 들뜨고 쉽게 부서지며 여러 층으로 갈라진다. 심하면 손발톱이 쪼개져 떨어지며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손발톱 무좀(조갑진균증)을 일으키는 원인 균은 피부사상균, 효모균 등이다. 이들 곰팡이는 전염성이 매우 높고 치료도 까다롭다. 또 다른 부위로 쉽게 옮길 수 있어 치료를 미루면 신체부위 곳곳에 전염시키므로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피부과 의사들은 바르거나 먹는 항진균제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좀완치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손발톱무좀은 가까운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네일라카형 손발톱무좀치료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항염증 효과가 있는 시클로피록스 성분의 치료제로 손발톱 말단부 감염이나 감염 면적이 50% 이하인 경우에 효과적이다. 손발톱무좀이 심한 경우 경구형 제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간에 무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여성들에게 더 많이 발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손발톱 백선증(무좀)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여성이 62만 명, 남성이 53만 명으로 여성 진료인원이 더 많았다. 최근 5년간 백선증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심평원 측은 “여성들이 남성 못지않게 백선증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성의 무좀이 비교적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하이힐과 스타킹 때문이다. 발가락 사이를 비좁게 만들어 마찰을 유발하는 하이힐에 통풍이 잘 안 되는 스타킹까지 신으면 무좀균이 서식하기 쉽다.

여성 손발톱 무좀은 여름 휴가시즌에 옮아 발병해 두꺼운 스타킹과 어그부츠 등을 신게 되는 가을과 겨울을 거치면서 급속도로 악화된다. 그러나 보통 손발톱의 모양이 변하거나 색상이 누렇거나 두꺼워지면 매니큐어나 페디큐어로 감춰 손발톱 무좀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발이 두꺼운 신발 안으로 들어가기 전인 휴가철 이후, 초 가을 등에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네일라카형 손발톱 무좀 치료제는 매니큐어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용이 간편하고 티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당뇨환자는 각별한 주의를= 손발톱무좀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70세 이상에서의 손발톱무좀 유병율은 48.6%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발톱무좀에 걸린 노인은 나이가 들어 자연히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당뇨환자도 유병율이 높아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분당서울대학병원 피부과 과장 박경찬 교수는 “손발톱무좀은 치료가 오래 걸리고 재발이 잦아 조기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먹는 약 또는 손발톱에 네일락카 형태로 바르는 약으로 치료하거나 이 두 가지를 함께 병행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