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트레스 받으면 20대에도 난청 온다”

입력 2010-08-30 13:39

소리이비인후과-더 퓨처센터 전영명 원장

[쿠키 건강] 귀 관련 질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귀의 달팽이관과 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겨 어지럼증이 오는 질환, 중이염 등 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소리를 듣는 부분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 등이다.

요즘 들어서 이중에서도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소리를 듣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난청, 이명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mp3 등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듣는 사람이 늘면서 이와 관련한 난청 등의 질환도 증가 추세다.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몸이 피곤하면 갑자기 귀가 들리지 않은 경우가 있다.

“돌발성 난청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관이 막혀서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며 30~40대가 주를 이룬다. 치료를 위해서는 스테로이드제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치료를 통해서 3분의 1은 청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3분의 1은 청력이 어느 정도는 떨어진 상태로 유지가 되고 나머지 3분의 1은 청력에 장애가 온다.”

-20대에서도 난청이 발생할 수 있는가.

“돌발성 난청보다 더 어린 나이인 20~30대에도 난청이 온다. 이는 급성 저음성 난청이라고 한다. 저음 영역의 소리를 듣는데 어려움이 있다. 돌발성 난청이 중간음의 소리가 안 들리는 것과 차이가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간음 영역의 소리가 안 들리면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고, 고음 영역의 소리가 안 들리면 소리는 들리는데 소리를 분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저음 영역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소리를 들을 때 답답한 차이가 있다.

환자는 귀가 멍하고, 답답한 증상을 호소한다. 4~5년 전부터 국내 급성 저음성 난청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휴식이 없고 항상 바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음성 난청은 메니에르 병과 관련이 있다. 메니에르 병은 귀의 달팽이관과 평형기관에 이상에 생기는 질환이다. 평형기관에 이상이 있으면 어지럼증이 반복되고,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으면 급성 저음성 난청이 온다. 메니에르 병은 림프액이 증가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뇨제를 써서 림프액을 배출하는 치료를 한다. 급성 저음성 난청도 이에 준하는 치료를 한다. 돌발성 난청은 한번 치료되면 다시 반복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급성 저음성 난청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해당 질환이 계속 반복될 경우 청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귀 관련 질환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의 생활과 연관이 있나.

“메니에르 병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 보는 환자 수는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메니에르 병에 걸리면 편두통이 오고 어지럽고, 토하는 증상이 반복돼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메니에르 병은 많은 경우 편두통과 함께 오는데, 편두통이 생활 습관성 질환인 만큼 메니에르 병도 생활습관성 질환으로 추정된다. 메니에르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술, 담배를 멀리하고 짜게 먹지 않는 등의 생활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밖에 최근 들어 많이 발생하는 귀 질환이 있는가.

“귀에 염증이 없고 깨끗한데 통증이 느껴지는 ‘이통’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전형적인 신경통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에서 과거에 메니에르 병 또는 편두통을 앓았던 병력이 있다. 편두통으로 이완된 혈관이 귀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귀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하나.

“귀 건강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귀에 휴식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내 몸이 쉰다고 귀도 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귀를 쉬게 하기 위해서는 소리를 덜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음을 피해 자연의 소리와 같은 좋은 소리를 듣거나 소리를 안 듣는 게 좋다.

또한 귀는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귀지도 일부러 파지 않아야 한다. 귀의 피부는 우리 몸의 있는 피부 중 유일하게 움직이는 피부로 귀지가 있으면 귀의 피부가 움직이면서 알아서 밖으로 밀어낸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는 것도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귀의 달팽이관은 콩팥과 함께 우리 몸에서 혈관이 가장 발달된 부분이다. 혈액순환에 장애가 있으면 콩팥과 귀 건강이 함께 안 좋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페인,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귀 건강을 위해서는 피해야 한다.”

-귀도 다른 신체부위처럼 검진을 규칙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좋은 점은.

“한번 떨어진 청력은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청력 검진을 정기적 지속적으로 받아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를 컨트롤하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다.

귀가 안 들리는 사람들을 보면 의외로 ‘청력’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듣는 습관에 문제가 있다. 듣는 습관은 청력과 상관없이 생각과 관계있다. 딴 생각을 하면 잘 듣지 못하고 관심이 없으면 잘 안 들리는 것은 이 같은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듣는 습관에 문제가 있어 잘 못 듣는 경우 검진을 통해 청력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듣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