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루 스타일이 대세? 건강엔 ‘쥐약’

입력 2010-08-25 15:45

[쿠키 건강] 요즘 일부 10대 여성들 사이에서 ‘갸루 스타일’이 유행이다. 갸루 스타일은 밝은 색상의 모발 염색과 태닝한 피부, 파격적인 아이 메이크업과 화려한 패션 스타일을 특징으로 하는 일본의 독특한 패션 문화 중 하나다.

90년대 후반 일본의 인기가수 아무로 나미에가 처음 선보이면서 유행하기 시작했으면 국내에서는 보아, 이효리, 서인영 등 연예인들이 갸루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갸루 관련 국내 동호회 회원만 3만 명의 이를 정도로 인기인 갸루 스타일이 무리해서 추구할 경우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진한 눈화장 ‘팬더’ 된다

갸루 메이크업의 핵심 포인트는 스모키 메이크업보다 2배 이상 아이라이너를 두껍게 그리고 어두운 아이섀도우로 메우는 과장된 눈 화장에 있다. 이를 통해 성형을 하지 않고도 큰 눈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눈 건강에는 좋지 않다.

눈 화장에 사용되는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 아이섀도우의 미세한 가루가 눈에 들어가서 문지르게 되면 결막과 각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의 지방 분비샘을 막아 염증을 일으키면 눈물 표면에 기름막이 사라져 눈물을 쉽게 마르게 한다.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받았다면 안구건조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갸루 메이크업은 다크써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크써클은 만성적인 자극이나 염증으로 인한 색소침착으로 인해 발생한다. 한 번 착색된 피부는 미백 시술을 하지 않는 이상 잘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눈가 피부는 피지 분비가 거의 없고 건조해 외부 자극에 민감하며, 다른 피부에 비해 얇고 섬세한데 갸루 스타일의 진한 아이메이크업은 눈가 피부에 자극이 돼 다크써클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메이크업은 하는 정성만큼 지우는 정성도 필요하다. 불충분한 세안으로 화장품 찌꺼기나 피지, 각질 등이 피부에 남아 있으면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피부 재생도 저지시키고 표면에 얼룩이 남게 된다. 클렌징은 빠르게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하면 피부 속 유분뿐 아니라 수분까지 제거되고 피부에 자극을 일으킨다. 클렌징 크림 등을 오래 문지르면 색소 침착과 피부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1분 미만으로 문지르는 것이 좋다.

◇서클렌즈 4시간 넘게 착용 말아야

갸루 스타일에서 서클렌즈는 눈을 돋보이게 하는 필수품이다. 서클렌즈는 일반 콘택트렌즈에 비해 각막을 덮는 부위가 넓고, 색소를 입힌 렌즈로 ‘산소투과율’이 떨어져 눈 건강에 좋지 않다. 눈의 각막에는 혈관이 없어 외부에서 산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렌즈로 인해 산소투과율이 낮아지면 각막 손상으로 각막염이나 각막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서클렌즈는 시력이 불안정한 성장기인 청소년에게 더욱 위험하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서클렌즈를 친구와 서로 바꿔 끼거나 값싼 중고제품을 구입해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잘못된 관리와 사용법이 부작용과 합병증을 가져온다. 서클렌즈 착용 시간은 3~4시간 이하로 줄이며 건조하지 않게 인공 눈물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소독과 보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속눈썹 붙였다 떼었다… 눈은 ‘만신창이’

눈 위·아래에 인조 속눈썹을 붙여 눈을 커보이게 하는 게 갸루 스타일의 비법이다. 인조 속눈썹을 붙이면 눈이 커 보이는 만큼 이목구비가 뚜렷해지는 효과가 있지만 속눈썹을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접착제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접촉성 피부염은 습진의 일종으로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이 직접 닿아 염증이 생긴다. 눈가가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있으면 접착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방치하면 염증이 지속될 수 있다. 병원을 찾아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와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인조 속눈썹을 붙일 때뿐만 아니라 떼는 것도 피부에 자극을 준다. 특히 인조 속눈썹을 여러 겹 붙이는 갸루 화장은 그만큼 접착한 면적이 넓고, 무거워 뗄 때 자극도 2~3배다. 매일 반복적으로 속눈썹을 붙였다 떼기를 반복하는 것은 민감한 눈꺼풀 주위의 피부를 약하게 만들고 심하면 피부가 처질 수도 있다.

◇잦은 염색은 탈모 유발

갸루 스타일은 밝은 색으로 염색하는 것도 특징이다.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염색약에는 빠른 염색과 염색 지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PPD(파라페닐렌디아민)’라는 유해성분이 포함돼 있다. PPD 성분은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줘 탈모 등을 유발한다.

해당 성분은 두피와 모발의 수분을 파괴해서 모발의 표피층 사이로 염료가 침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모발의 수분이 적어지면 모발이 푸석해지고 잘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성분이 모공을 통해 머리카락의 뿌리인 모근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면 피지가 원활히 분비되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모발의 성장주기가 파괴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염색을 반복하게 되면 두피상태가 나빠지면서 모발이 얇아지고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염색을 할 때는 되도록 두피와 2~3mm이상 떨어진 부위부터 염색약을 발라야 한다. 불가피하게 두피에 닿았다면, 두피에 남아있는 유해물질이나 화학성분을 제거하고 자극 받은 두피를 진정시켜 주는 것이 필수다. 발진이나 가려움, 염증 등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색 전, 미리 팔 안쪽이나 귀 뒤쪽 등 피부가 약한 곳에 염색패치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좋다. 48시간이 지날 때까지 피부를 관찰한 뒤 이상이 없다면 염색을 해도 무방하다.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제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최근에는 PPD 성분 대신 천연성분으로 만든 염색제들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꼼꼼히 성분을 살펴보고 염색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성의 경우는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한 임신 중이나 생리 중이라면 염색을 피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msile@kmib.co.kr

<도움말: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 포헤어모발이식센터 강성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