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안압 낮아도 녹내장 올 수 있어

입력 2010-08-25 08:56
40대 이후 시야검사, 안저검사와 함께 OCT 검사 필요

[쿠키 건강] 녹내장은 백내장에 이어 실명원인 두 번째다. 최근 배우 이희도가 녹내장으로 인해 한쪽눈이 실명됐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난 뒤 일반인들도 녹내장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일반적으로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 발병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서구에서는 드문 ‘정상안압 녹내장’이 우리나라와 일본 등 북방계 아시아 민족에서는 녹내장 환자 두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는 몽골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정상안압 녹내장’ 유전자군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녹내장의 발병요인에 안압뿐만 아니라 유전적 요소가 작용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국인, 일본인 등 북방계 아시아인은 녹내장 발병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압 바로 알기= 안압이란 눈 내부의 압력을 말한다. 사람의 안구는 눈 속 액체의 순환작용으로 항상10~20mmHg 정도의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 눈 속의 액체가 과잉 생산되거나 액체의 원활한 흐름이 막혀 밖으로 배출이 어렵게 되면 눈 속의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녹내장은 안압에 의해 점차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상되는 병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신경 위축으로 시야가 좁아져 실명에 이르게 되는 병이다.

◇정상 안압 녹내장= 정상 안압 녹내장이란 안압 즉 눈의 압력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발병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은 안압이 높아지는 녹내장에 걸린다.

그러나 한국인과 일본인 등 북방계 아시아인은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빈번히 발병해 왔다. 원인은 민족적인 특성, 즉 유전적인 요소임이 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이제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녹내장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다.

◇녹내장 등 망막질환 의심시 ‘눈 CT’로 정밀검사 필요= 녹내장은 진행되면서도 자각증세를 느끼지 못해 병을 알게 되었을 때는 치료시기를 놓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번 발생하면 실질적인 완치가 어렵다. 따라서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성인의 경우 일반검진시 하는 안과 검사에 기본적으로 시력검사, 안압검사가 포함돼 있지만 백내장 녹내장 등 성인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좀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눈 CT’라고 불리고 있는 OCT(시신경 및 망막단층촬영기)는 망막질환 및 녹내장과 같은 심각한 안과 질환들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장비다. 고해상도로 안구내 조직횡단면을 단층촬영하기 때문에 다른 검사와 달리 조기진단할 수 있으며 다른 안과질환의 발견도 가능하다. 특히 녹내장이나 시신경질환, 망막질환을 비롯해 백내장이나 고도근시 등 눈에 대한 전반적인 정밀검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안압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녹내장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특정한 질환이 없더라도 40세 이후로는 정기적으로 시야검사, 안저검사 등과 함께 OCT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