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주치의] (19)소아비만이 무서운 진짜 이유

입력 2010-08-23 10:36

[0-5세 아이를 위한 건강육아비법]
<글·이상용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함소아한의원은 개원 11주년을 기념해 300만 소아진료에서 검증된 자연주의 육아 지침서 ‘함소아 내 아이 주치의’출간했다. 책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주치의인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건강 문제를 쉽게 해결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노하우를 알아보자.-편집자주-

[쿠키 건강칼럼] 어릴 적, 특히 36개월 전에는 몸무게가 얼마나 증가하는 지가 성장속도를 알아차리는 척도가 된다. 따라서 통통하다는 것은 잘 성장하고 있는 증거라고 봐도 무난하다. 그러나 도를 지나치면 어떨까? 통통함이 뚱뚱함이 되고 눈, 코, 입이 얼굴에 파묻히면 그 순간부터 아이도 어른 못지않게 각종 문제를 안고 살게 된다.

◇내 아이가 비만인지 확인해 보자

돌 전 아이가 우량아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살이 찐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3세가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살이 오른다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배가 불록하고 옆구리에 살이 튀어나온다거나 임산부처럼 살이 트면 비만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보통 표준 체중보다 20% 이상 더 나갈 때 비만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는 비만도나 체질량지수(BMI)로 판단한다. 두 가지를 구하는 공식은 아래와 같다.

* 비만도=(아이 체중-또래의 평균 체중) * 100
* 체질량지수(BMI)=체중(kg) / 신장(cm)²

비만도가 20% 이상이면 비만, 30~50%는 중증비만, 5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하고,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연령, 성별과 비교해 95백분위수 이상일 때도 역시 비만으로 본다.

◇소아비만이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 불러와

소아비만이 되면 우리가 흔히 성인병이라고 부르는 병들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동맥경화,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사회생활로 찌들고 나이가 있는 어른들에게 나타나야 할 이런 질환들이 귀여운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실은 끔찍하다. 어릴 때부터 이런 병을 달고 살면 전반적인 체력도 떨어지고 의욕도 함께 가라앉는다. 주위의 편견으로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커져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한다거나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결국 학습에까지 영향을 미쳐 학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성인이 살이 찌면 세포크기만 커지는데, 아이가 살이 찌면 크기와 함께 세포 수 자체가 증가한다. 이 말은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가기 쉽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체중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신장과 비장에 문제 있으면 비만 되기 쉬워

한방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비장이나 신장이 허하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몸속에 불필요한 어혈이 쌓여 있는 것이라고 본다. 진료 후 신장과 비장의 기운을 강화하고 어혈과 습, 담 등을 제거하며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주는 한약을 처방해 치료한다. 조금 큰 아이들에게는 한약 외에도 침과 뜸을 이용한 침구요법을 사용한다. 지방층을 따라 침을 놓고 경혈에 전기 자극을 줘서 지방 분해를 돕는 전침요법이나 귀에 붙이는 이침요법도 식욕을 억제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

◇고단백,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식사원칙

살이 찌는 원인을 잘 살펴보면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대개는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 영양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패스트푸드나 외식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만을 완화하려면 밥이나 빵을 줄이고 채소, 과일, 육류, 생선류를 먹이도록 하자. 단 육류와 생선류는 지방이 적은 것을 골라 먹인다. 돼지고기보다는 쇠고기나 닭고기가 지방이 적다. 간식시간도 살펴보자.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먼저 단 과자나 사탕을 준다. “아이가 하도 원해서……”라는 변명을 달지만 알고 보면 부모도 단 음식을 즐기는 경우도 많다. 아이의 체중을 줄이려면 부모의 식습관 또한 함께 변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참는 능력이나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데 힘들어할 수 있다. 음식 먹기를 참지 못하는 아이에게 왜 그러냐고 따져 물으며 스트레스를 주면 금물이다. 엄마, 아빠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