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술로 달래다간 ‘딸기코’ 된다

입력 2010-08-19 16:04
열대야 더위, 술 찾는 사람 많지만 오히려 숙면방해, 혈관확장 원인 될 수도

[쿠키 건강] 연일 밤낮으로 계속되는 후덥지근한 날씨.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술을 찾지만 주사비(鼻)가 있는 사람이라면 시원한 맥주 한잔의 유혹도 뿌리쳐야 한다. 코가 더 빨개져 일명 ‘딸기코’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

얼마 전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연도별 열대야 평균 일수를 보면 2004~2009년까지 최근 6년간 평균 10.2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열대야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더위와 장맛비 때문에 후덥지근해진 날씨에 실제 몸으로 느껴지는 불쾌지수는 훨씬 더 높은 상황. 이 때문인지 통상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주류 판매량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술을 즐겨 마실 경우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순환기 또는 혈관계통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리더스피부과 목동점 윤성재 원장은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수면장애나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특히 주사처럼 피부에 혈관 확장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술을 즐겨 마실 경우 혈관이 더 확장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음주, 자극적인 음식도 주사비 주요 원인

주사를 흔히 ‘딸기코’라고도 하는데 주로 코 부위의 혈관이 충혈되면서 피부가 붉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코 하단부의 피지선과 조직이 커지면서 피부 조직이 울퉁불퉁하게 두꺼워진다.

보통 중증의 상태는 남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코만 빨개지는 경우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세혈관 확장증이나 피부염, 기타 내분비 또는 소화기 계통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잦은 온도변화나 피부 모낭에 기생하는 진드기(데모덱스)가 코에 기생하면서 주사비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잦은 음주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등도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주사비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요즘같이 잠 못 이루는 무더운 밤에 한잔 술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도 주사비가 심해지는 것을 막는 주된 방법이다.

주사비의 경우 보통 증상 초기에는 일광화상이나 여드름 등으로 오해하기 쉬워 방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또 고름이나 염증을 짜내려고 잘못 손댔다가는 치료시간도 길어지고 더 까다로워진다. 심하면 피부조직이 이상 증식해 코에 멍울이 달린 것처럼 생기기도 하고 모양도 일그러질 수 있다.

◇음주는 금물, 상태 심하면 디로사 등 혈관레이저로 치료 가능

주사비가 있는 경우 혈관이 잘 늘어나 붉어지지만 쉽게 오그라들지는 않기 때문에 사전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 음주나 흡연, 너무 맵거나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은 삼가는 등 일상 생활습관 관리도 필요하다. 특히 술은 그 자체가 주사를 만들지는 않지만 혈관을 확장시키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또 심한 운동, 사우나 등도 얼굴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고, 자외선 또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외출 땐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주사가 있는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코를 만지는 행동이나 고름 등이 생겼을 때 짜내는 것도 금물이다.

만일 코에 진드기가 있는 경우라면 항생제를 처방 받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실핏줄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난 상태라면 디로사 같은 혈관성병변 치료전문 레이저로 시술 받는 것이 좋다. 디로사 레이저는 확장된 모세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정상 모세혈관을 보존해 준다. 또 치료과정에서 피부 속 콜라겐을 재합성을 촉진해주기 때문에 피부탄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