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종양의 침윤 깊이가 얕은 초기자궁경부암 환자는 수술시 자궁경부 주위조직을 절제할 필요가 없거나 조금만 절제해도 된다는 기준을 국내 연구진이 제안했다.
서울대학교 산부인과 김재원 교수팀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은 환자 375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전 시행하는 검사에서 종양의 침윤 깊이가 5mm이하인 환자(140명)에서 자궁경부 주위조직으로의 전이가 한 건도 없어 자궁경부 주위조직 절제를 생략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저위험 환자군’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종양 침윤 깊이가 5mm를 넘는 경우에는 15.3%에서 자궁경부 주위조직 전이가 나타났다. 수술 후 5년간 무병생존율도 종양 침윤 깊이가 5mm 이하인 경우는 97.5%, 5mm 이상인 경우는 87.3%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초기자궁경부암에는 ‘광범위 자궁절제술’을 적용했다. 이는 자궁경부 주위조직 1~3cm를 자궁과 함께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수술법으로 방광에 분포하는 신경이나 혈관이 지나가는 이 조직을 절제했을 때 비뇨기계 합병증, 과다출혈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자궁절제술 환자의 15~30%에서 자가배뇨기능이 마비되는 비뇨기계 합병증이 발병한다.
따라서 초기 자궁경부암이라도 각각 환자에 따라 재발 위험 등 위험요소가 달라 일률적으로 광범위 자궁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은 일부 환자에게는 과한 치료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저위험 환자군을 선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기자궁경부암에서 종양의 침윤 깊이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한 저위험 환자군을 정의해, 자궁경부 주위조직 절제를 축소하거나 생략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도 임상적으로 적용 가능한 저위험 환자군 선별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궁절제술 범위 축소가 가능한 저위험 환자군의 객관적인 선택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종양학회지(Gynecologic Onc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자궁경부암 초기면 무조건 절제할 필요없다”
입력 2010-08-19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