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대희 원장(구리시 약침한의원)
[쿠키 건강칼럼] 50대 여성 A씨는 2년 전부터 얼굴에 열이 달아오르고 입이 마르면서 땀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또 두피가 후끈거리면서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심해졌다.
그녀는 40대 초반부터 흰머리가 많아 2달마다 염색을 했다. 뒷목이 뻣뻣하며 어깨결림이 있고 편두통이 있어 머리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었다. 두피가 가려워지면서 머리 감고 말릴 때는 물론 평소에도 머리를 만지면 모발이 술술 빠지면서 마음이 우울해졌다.
갱년기탈모란 난소기능이 쇠퇴해 월경이 멈추고 임신이 불가능해지기까지 10년간 갱년기에 찾아오는 탈모증상을 말한다.
갱년기에는 상열감, 흥분, 심계항진, 어깨결림, 어지럼증, 두통, 안면홍조, 불면, 불안, 요통, 신경통, 잦은 소변, 식은 땀, 질 위축, 원형탈모증, 신경이 예민해짐, 우울감, 피로감, 짜증스러움, 건망증, 집중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중 특히 갱년기탈모와 관련 깊은 것은 상열감과 어깨결림이다. 상열감이 있으면 두피의 혈액과 진액을 마르게 해 모근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돼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량이 증가한다.
또 어깨결림이 있으면 두피, 눈, 뇌, 안면으로의 혈액순환장애가 생겨 두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돼 모발의 영양분이 부족해져 탈모가 일어난다.
갱년기탈모가 증가하는 이유는 40대 이후 흰머리가 늘어나면서 자주하게 되는 염색, 지나친 무스·젤의 사용, 무리한 다이어트, 탈모를 가리기 위한 가발과 모자 착용과 관련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최근 7년 동안 탈모로 진료 받은 환자수가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환자가 2001년 3693명에서 2008년 1만938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동의보감에는 혈액이 부족하며 열이 화끈 달아오르고 식은땀이 나는 등의 갱년기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백작약, 백출, 지모, 지골피, 당귀, 생지황, 치자, 황백, 감초 등으로 구성된 가미소요산을 처방한다고 기록돼 있다.
A씨의 경우 탈모를 치료하는 하수오, 복분자, 상심자, 한련초와 상열감을 치료하는 시호, 황금, 황련을 처방하고 어깨결림을 치료하기 위해 강활, 방풍, 천궁을 처방했다.
두피를 치료하는 약침을 15회 시술했을 때 새 모발이 올라왔고 탈모량이 50% 이상 감소됐으며 상열감도 많이 사라지면서 우울증도 많이 회복됐다.
갱년기가 돼 생리가 끊어지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면 여성으로서의 상실감과 우울한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 갱년기는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규칙적 식사와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 가족이나 친한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슬기롭게 지내는 것이 좋다.
아울러 갱년기가 되면 젊을 때에 비해 두피가 약해지고 모발도 가늘어지므로 지나친 염색이나 파마, 헤어용품 사용, 무리한 다이어트 등을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관리해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탈모가 지속되면 모자나 가발로 가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로 탈모의 염려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탈모 동의보감] 갱년기탈모 극복하기
입력 2010-08-18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