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김병국 회장(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쿠키 건강] 백혈병, 골수이형성 증후군,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등 악성 혈액질환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의 핵심적 요소인 조혈모세포의 기증은 그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혈액질환 환자들은 매년 인구 10만명 당 8명 정도가 신규로 발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3000~4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모든 혈액질환자들이 조혈모세포 이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거나 재발했을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만이 최종적인 치료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매년 약 1200여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혈연 이식보다 비혈연 이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비혈연 조혈모세포 이식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친형제간에도 조혈모세포 이식은 25%의 확률로 가능하다. 즉 확률적으로 5명의 친형제가 있어야 그중에 한명 정도 환자와 유전형이 일치하는 형제 공여자를 찾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녀가 2명 이하인 경우가 많아 형제간에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었다. 해결책은 형제를 대신할 타인 중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는 것밖에 없다. 타인간 유전형이 일치할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기증자가 많을수록 일치자를 찾기 수월해진다.”
-기증을 약속했다가 마지막 순간 의사를 번복하기도 하는데
“환우에게 유전형이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는 것이 유일한 삶의 기회다. 이식이 시행되기 전 2~3개월 동안 환우와 가족들은 이름도 모르는 어떤 기증자에게 모든 희망을 걸게 된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기증자가 기증의사를 번복하는 순간 환자는 치료기회를 잃게 되고 결국 사망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어려운 환우들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 본인의 조혈모세포 기증이 필요로 할 때 흔들리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조혈모세포기증 활성화를 위해 협회가 그동안 기여한 바는 무엇인가.
“협회의 노력으로 2000년까지 10만명의 기증희망자 모집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로부터 2015년까지 30만명의 기증희망자모집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협회는 국내에서 일치 기증희망자를 찾지 못할 경우 외국에서 일치 기증자를 구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유전적 요소가 비슷한 일본(1999년), 대만(2006년), 중국(2007년)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를 등록하고 있는 미국과도 2005년 협약을 맺어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2009년에는 전 세계의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등록자를 검색할 수 있는 BMDW(Bone Marrow Donor Worldwide)에 가입했다.
또 기증자들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공무원은 병가, 공무원을 제외한 근로자의 경우 유급휴가 처리되도록 했다. 사업체의 경우에는 소속 근로자의 기증으로 인한 대체인력 사용 등 필요경비를 일정부분 보조해 주기로 했다.”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현재 정부에서 기증자의 이식에 필요한 유전자 검사(HLA 검사) 비용(약 1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때문에 기증자의 기증의사를 타진하고, 기증절차 등에 대해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 코디네이터 비용, 지방에 있는 기증희망자의 HLA 검사를 위해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 자신의 이식비용 외에 기증자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데 소요되는 입원비를 포함한 추가 의료비용 등이 이식을 받는 환자들에게 전가된다. 실제 이식 받는 환자는 대략 70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는 환자에게 큰 경제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기증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할 것인가
“현재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와 협력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공익광고를 극장을 통해 송출하고 있으며 10월 말쯤에는 일반인들이 함께하는 기증행사를 열 계획이다. 조혈모세포 기증자들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창(감사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건의 중에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조혈모세포 이식, 정부 지원 더 확대해야”
입력 2010-08-16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