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이 친절해지고 있다

입력 2010-08-12 16:03
물 없이 먹는 약 등 환자 눈높이 맞춘 의약품 다수 발매

[쿠키 건강] 의약품이 친절해지고 있다. 치매환자의 특성을 반영해 물 없이도 복용할 수 있는 약, 성인 남녀의 성 관계 횟수를 고려한 성 질환 치료제 등 환자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의약품이 많아지고 있다.

제품의 효과만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환자가 실제 약을 복용하는 순간의 만족감까지 고려한 친절한 약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환자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질환치료제

성 질환 치료제의 경우 일반 성인남녀의 성 관계 횟수와 형태 등을 세심하게 반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 남성 1/3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루증. 한국얀센의 경구용 조루증치료제 프릴리지는 일반 성인남녀의 성 관계 횟수를 반영한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약은 30㎎, 60㎎ 두 가지 용량으로 각각 ''3정씩을 넣은 팩''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한 달 평균 3~4회인 국내 부부들의 월 평균 성교횟수를 반영한 것이다.

프릴리지 한 팩을 처방 받으면 한 달 동안 복용할 수 있으며 이 약은 위조에 대비해 정제가 패키지와 한번 분리되면 복원되지 않고 봉합용 실이 일단 뜯어지면 독특한 문양이 남도록 고안됐다.

발기부전치료제 역시 부부들이 관계를 갖는 패턴을 고려한 약이 출시됐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관계를 갖는 시기를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한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환자의 90%가 주말에 부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릴리는 한번 복용으로 주말 내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36시간 동안 약효를 지속시키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를 출시했다. 한 알 복용으로 주말을 보낼 수 있어 ‘Weekend Pill(주말 약)’이란 별명도 얻었다.

◇환자 특성 배려한 먹기 쉬운 의약품

고혈압 환자 대다수는 고령인데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같은 합병증으로 한꺼번에 여러 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고혈압 치료제 ‘아타칸 16mg’은 기존 약의 1/3밖에 되지 않는 초소형으로 개발됐다. 크기가 작아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고령 및 여성 고혈압환자도 쉽게 복용할 수 있어 환자의 복용기피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

물 없이 먹을 수 있는 약도 등장했다. 물 없이 먹는 약은 알약을 삼키기 힘든 치매환자나 암환자, 혼수상태환자 등 특수상황 또는 약 복용이 꺼려지는 신경정신과 계통의 약물이 대다수다.

한미약품 치매약 ‘도네질OD’는 물 없이도 신속하게 녹는 OD(Oral Disintegrating) 형태로 개발돼 약 복용을 거부하거나 삼키기 어려운 치매환자에게 적합하다. 특히 도네페질 성분의 강한 쓴 맛을 특수코팅기술로 최소화함으로써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