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 주변 살면 잠못자고 우울해진다

입력 2010-08-11 15:06
[쿠키 건강] 비행장 근처에 살면서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청력·수면·정신건강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산업의학과 이경종 교수팀이 지난해 8월 4일부터 3주 동안 군산비행장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027명을 고노출군(소음노출정도 80웨클 이상), 저노출군(60~80웨클), 대조군(60웨클 미만)으로 구분한 뒤 소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조사결과 고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이명, 난청 등의 청력장애 위험과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 위험, 그리고 수면장애 위험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비행장 주변에서 5년 이상 거주한 주민 857명 중 고노출군 68.2%가 이명을 호소해 대조군(41.9%)에 비해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저노출군과 고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난청 위험 또한 2~3배 높았다.

정신건강과 관련해서도 고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우울, 불안,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각각 2배, 4.2배, 3.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모두 호소한 주민 19명 중 10명에 대해 정신과 의사 면담을 실시한 결과 우울장애, 기질적 뇌질환 후 불안 및 우울장애, 공황장애, 급성 스트레스성 장애, 일차성 수면장애, 알코올 의존, 비특이성 불안장애 등이 진단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대조군 45%, 저노출군 72%, 고노출군 77%가 수면불량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나 소음노출정도가 높을수록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종 교수는 “비행장 주변 지역주민은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고,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수면장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