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부간 성생활이 고민이세요. 그럼 담배를 끊으세요”

입력 2010-08-12 08:29

한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박해영 교수

[쿠키 건강] 대한민국 40대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남성건강의 적신호’로 알려진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발기부전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10명 중 1명만이 실제 병원을 찾아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여전히 발기부전 치료에 대한 인식이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적극적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하면 발기 기능이 개선되고, 부부간의 성관계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발기부전 치료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기부전을 치료한 남성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긍심이 향상되며, 이로 인해 전체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남성의 자신감을 저해하는 발기부전에 대해 한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박해영 교수를 통해 그 증상 및 원인, 치료법에 대해 알아 봤다.

Q. 국내 발기부전 환자 수는?

“지난 2004년 대한남성과학회가 조사 발표한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40대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남성건강의 적신호’로 알려진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남성인구와 비례해 무작위로 추출한 전국의 40~80세 남성 총 157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의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에 따라 유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40~50대 중년층 역시 절반 정도(43.4%)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Q. 특히 만성질환자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높다고 하던데?

“200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성질환, 즉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소화기계 질환, 근골격계질환, 생식기계질환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군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2배~4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 점수가 높은 군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성관계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배우자가 없는 사람의 경우, 허리둘레가 90cm이상 군에서도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처럼 발기부전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10명 중 1명만이 실제 병원을 찾아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여전히 발기부전 치료에 대한 인식이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Q. 발기부전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발기부전은 만족할만한 성행위를 위한 발기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발기부전을 흔히 나이가 들면 의례히 오는 증상이라든지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여기기 쉬우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이유 외에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혈관질환 또는 당뇨 등의 혈관, 신경계 질환 등과 동반해 나타나는 기질성 발기부전, 또는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기부전이 발병되는 가능성도 높다.”

Q. 발기부전의 원인은 무엇인가?

“발기부전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나눠질 수 있지만 주요 위험 요소들은 ▲노화 ▲생활습관(흡연, 비만, 과음, 약물남용)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신장병 등 만성질환 ▲외부 손상(교통사고, 산업재해) ▲약물부작용(항고혈압제, 항궤양제) 등이 있다.”

“특히 발기부전을 성인병의 ‘신호탄’이라고 말할 정도로 발기부전과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혈관이상 등 동반질환과의 상관관계는 매우 깊다. 따라서 발기부전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경우 다른 질환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Q. 발기부전의 치료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진공흡입기 사용, 요도내 발기유발제 주입요법 등 초기 치료에 사용되며, 초기 치료 이후 발기유발제 음경 해면체 내 자가주사요법, 음경내 보형물 삽입 등의 치료로 진행한다.”

“최근에는 우수한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으로 환자의 60~70%를 약물로 치료하고 있다.”

Q. 경구용 치료제 종류도 다양하던데, 차이가 있나?

“작용 시간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떤 치료제가 월등히 좋은 것은 아니고 모든 치료제가 거의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 어떤 치료제가 더 좋다는 속설에 따르기 보단 전문의에 진료와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Q.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는 데 있어 주의해야할 환자가 있나?<

“전문의의 진료를 통하게 되면 주의해야할 환자에게는 약을 처방하지 않는다. 다만 가짜 발기부전 약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어 이런 가짜약을 심근경색증 환자나 허혈성심장 환자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가 복용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또한 이들 가짜약은 성분, 용량 등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해를 가져다줄지 모른다. 따라서 의사의 진료를 통한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것이 환자 본인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Q. 발기부전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이 있다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끊으라고 권하고 싶다. 담배는 남성의 발기부전에 가장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또 소량의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음주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를 삼가고 적당한 운동을 병행한다면 약물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발기부전을 극복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