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의약품 회수에 무책임한 제약회사

입력 2010-08-09 08:45
최근 5년간 90개 품목, 회수율 50%에도 못 미쳐

[쿠키 건강] 상당수 제약회사들이 불량 의약품을 판매하고서도 정작 회수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관리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약사법 위반 의약품 회수폐기 현황(2006~2010년 6월)’ 자료에 따르면 회수폐기 돼야 할 의약품의 상당수가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회수폐기 해야 할 제약회사들은 이미 각 약국과 병원으로 들어간 의약품을 어떻게 100% 회수할 수 있는냐는 식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중외제약의 5%포도당가엔에이.케이주의 경우 불용성 이물로 인해 식약청이 회수 조치를 지시, 회사측은 제조된 135만3450개 둥 8만9865개만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부광약품의 경우도 홀록산1000mg의 미립자 문제로 회수 조치를 받았으나 기 제조된 3160개 중 248개만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또한 한올제약의 한올심바스타틴20mg의 경우 재평가 결과 의약품의 유용성을 인정받지 못해 회수 조치를 받았으나 제조량 388만4380정 중 46만1634정만 회수폐기 됐다.

같은 사유로 현대약품과 동화약품도 심바로민정과 카드롤정25mg에 대해 회수 조치를 받았으나 각각 136만6890정 중 46만1634정, 266만8500정 중 8만498정만을 회수했을 뿐이다.

이러한 유형의 의약품은 90개 품목으로 회수폐기율은 절반인 5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회수되지 못한 의약품은 환자들이 고스란히 복용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관련 제약사 관계자는 “회수폐기 의약품을 100%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식품이나 화장품과 같은 업종도 100% 회수하지 못하는 데 의약품 업종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고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그는 또 “매년 국정감사용으로 이 같은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며 “같은 사안을 해마다 재탕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약회사의 무성의한 회수 조치와 식약청의 소홀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회수돼야할 의약품을 매년 환자들이 고스란히 복용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