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지난 7일 전라남도 광주 및 인근 지역에 올해의 첫 폭염주의보가 내린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불볕 더위가 시작됐다. 지구 온난화, 열섬 현상 등의 원인으로 여름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볼 때, 올해 역시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도는 날이 연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은 태풍 등 다른 기상현상과 달리 발생 가능성을 예측 가능하지만, 인명 피해가 폭염 시작 후 48시간 내외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피해 장소가 주로 주거시설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위험이 더 크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폭염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발표된 바 없지만,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소방방재청 방재대책과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무후무한 폭염을 기록한 1994년 7월 서울 거주 65세 이상 노약자의 사망률이 1991~1993년의 사망률 대비 104% 증가(713명/350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심혈관질환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기상청에서는 심혈관질환 중 하나인 뇌졸중 가능지수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폭염주의보, 여름철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
통상적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심각한 심혈관질환은 주로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추운 날씨 혹은 낮은 지온으로 인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혈중 지질의 함량이 높아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급격한 기온 변화로 혈관 내 저항 증가와 심장 근육의 산소 소모량이 많아져서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외부 환경과 신체 간 급격한 온도차가 발생하는 것은 여름철, 특히 폭염 시기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겨울철에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만, 폭염 등 혹서 현상이 있는 경우 여름철 더욱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낮 최고 기온이 32~33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폭염’에서 신체는 체온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일으킨다. 땀이 나는 것 역시 그 중 한가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고온의 외부환경에 처하면 혈액 역시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근처 모세혈관으로 집중 된다.
이처럼 피부 표면의 순환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맥박이 빨라지는 등 심장박동이 커진다. 설상가상으로 장기나 근육 쪽으로 가는 체내 혈액이 피부쪽으로 몰리면서 결국 장기나 근육 쪽에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면 심혈관질환 예방에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50~60대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심혈관질환, 여름철에도 꾸준한 관심 필요
심혈관질환의 위험성 및 심각성은 심장, 뇌 등 신체 주요 장기에 영향을 미쳐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데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은 중년층 이상이라면 겨울철은 물론 여름철에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심혈관질환과 계절적 요인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여름 혹은 겨울은 계절적 차이와 상관없이 평균 기온으로부터의 편차가 클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발병률 및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이 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도 여름철 심혈관질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 이상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은 만큼 금연 및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하루 한 알 저용량 아스피린,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는 효과적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의 경우 혈전의 생성을 억제해 주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김철호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의 기능을 감소시키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다양한 연구 및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41개국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을 1차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9만5000명 이상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한 6건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8년 6월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의 복용을 권고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폭염, 심혈관질환 주의
입력 2010-08-04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