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피부연고나 바르면 안돼, 부작용 위험 가능성… 얼굴·몸 농도 달리해야
[쿠키 건강] #직장인 이유진씨는 최근 거울을 볼 때마다 울상이 된다. 얼마 전부터 나기 시작한 여드름에 집에 있던 피부연고를 발라줬던 것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여드름이 가라앉는 듯 하다가 며칠이 지나니 오히려 더 올라와 곪기 시작하고 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이씨는 걱정이 돼 피부과를 찾았다. 진정시키려고 발랐던 연고가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키고 모공을 막은 탓이었다.
이씨처럼 피부에 작은 이상이 생겼을 때 집에 있는 연고를 먼저 바르다가, 그래도 낫지 않으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생각지도 않은 다른 부작용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지는 일이 많다. 피부연고제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보통 집안에 한 두 개씩은 구비돼 있다. 때문에 가벼운 피부염증이나 질환이 생겼을 때는 복용하는 약이 아니니까 뭐 어때 하며 환부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습진 등으로 피부가 짓무른 곳에 기름 성분이 많은 연고를 사용하면 환부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더 안 좋을 수도 있고, 잘못 사용하면 피부 병변이 더 심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함염증 작용이 뛰어나며 알레르기와 아토피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때 처음에는 환부가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또한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으로 피부 질환이 사라지고,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매끄러워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모든 질환에 잘 듣는 만병통치약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보통 피부연고를 환부에 처음 바를 때는 1의 농도에도 잘 듣지만, 계속해서 바르게 되면 5~10의 농도를 가진 연고에도 잘 안 듣게 된다. 또 얼굴과 몸의 피부는 피부 조직이나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연고를 사용할 때도 몸에 사용하는 농도와 얼굴 부위에 사용하는 농도를 달리하는 것이 좋다.
피부 연고를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피부가 얇아지게 되고 실핏줄이 늘어나며 혈관도 쉽게 터져 작은 충격에도 피멍이 들기 쉬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스테로이드는 궤양을 악화시키거나 혈당을 높여 당뇨를 촉진하기도 한다. 특히 전신에 오랫동안 사용하게 되면 내분비계까지 영향을 미쳐 소아의 성장이 억제될 수 있기 때문에 유아에게는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
또한 얼굴부위 피부 질환을 치료할 때는 연고의 종류와 농도를 잘 살펴야 한다. 즉 얼굴에 사용하는 농도와 몸에 사용하는 농도를 달리해야 한다. 피부과 전문의 신학철 원장은 “스테로이드 연고 오남용으로 인해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가벼운 피부 질환일지라도 스스로 진단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 받는 것이 좋다. 그래야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피할 수 있고, 연고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피부연고는 만병통치약? NO!
입력 2010-08-02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