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갈증 해결엔 천연 건강음료가 최고

입력 2010-08-02 09:27

[쿠키 건강] 가만히 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한여름이다. 내리쬐는 햇볕과 높은 온도는 우리 몸의 열을 높이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땀을 흘리게 해 기운이 약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빠진다.

무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달달하게 입안을 녹여줄 청량음료를 찾기 마련이다. 당분이 많이 들어있는 탄산음료나 가공 과정을 거친 음료는 일시적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기분이 크지만, 오히려 갈증을 부채질하고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쉽다.

더위도 날려버리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천연 건강음료를 알아보자.

◇따뜻한 성질 담은 음식을 차갑게 먹는 습관 들여야

여름철 음식 섭취의 기본은 따뜻한 성질의 기운이 있는 음식을 차갑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데 있다. 여름 더위는 우리 몸의 에너지를 겉으로 발산시키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몸 안은 더욱 차갑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높은 체감온도와 수분 부족은 찬 음식을 많이 찾게 하는데, 찬 음식은 우리 몸 안을 차게 해 기혈순환을 방해하거나 식중독과 같은 소화불량, 설사 등을 유발한다는 것도 명심하자.

우리 조상들의 ‘이열치열(以熱治熱)’ 지혜가 돋보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 있다. 더위가 심할수록 몸을 보할 따뜻한 성질을 가진 음식을 먹음으로써 우리 몸이 적정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갈증 해소와 여름감기 잡는 ‘오미자’ 음료

여름철 건강음료의 대표주자는 역시 오미자.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미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시며, 독이 없고 허로(虛勞)를 보해주고, 소갈, 번열을 고쳐주며 주독을 풀어주고 기침과 상기(上氣)를 치료한다고 기록한다.

오미자를 우려낸 오미자차는 붉고 영롱한 빛깔만큼이나 맛도 좋아, 차갑게 식혀 물처럼 수시로 마시면 갈증해소뿐 아니라 여름철 감기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오미자는 오래 끓이면 향이 다 달아나고 떫거나 쓰기 때문에 따뜻하게 마실 때는 끓인 물에 살짝 우려내고, 찬물에는 하루 정도 우려내는 것이 좋다. 이마저도 번거롭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오미자청이나 오미자 진액을 이용하면 된다.

따뜻한 성질의 오미자와 차가운 성질의 수박이 만난 오미자수박화채도 추천한다. 보기만 해도 빨간 수박 속은 그 성질이 차고 맛이 달아 갈증과 더불어 기를 내리고, 이뇨작용에도 도움을 주는 그야말로 여름 제철 식품이다. 무엇보다 수분 함량이 높아 땀으로 손실된 수분을 채워줄 뿐 아니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수박화채에 오미자 우린 물을 이용하면 바로 오미자의 따뜻한 기운이 수박의 찬 성질을 중화시켜 혈압이 낮거나 몸이 차서 여름철 잦은 배앓이를 하는 사람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더위 먹고 식욕 없을 땐 ‘마쉐이크’ 한잔

고온의 바깥 공기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냉방의 에어컨 바람을 쐬는 등 급작스런 기온차를 겪게 되면 두통이나 무기력함을 동반한 ‘더위 먹음’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더위를 먹으면 식욕도 자연히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럴 땐 음식의 섭취량은 적더라도 영양이 고른 음식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하면서 뱃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맛이 달고 따뜻한 성질의 차지도 덥지도 않은 마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칼슘, 비타민C 등 영양 성분이 함유돼 있고, 전분의 함량도 높아 한 끼 식사를 대신해도 무리가 없다. 마와 함께 바나나, 사과, 토마토 등의 과일을 우유에 섞어 갈아 마시면 마 특유의 비릿 맛도 없어지고, 물컹한 질감을 덜어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름철 건강 음료로 손색이 없다.

◇새콤하게 피로도 잊게 하는 ‘매실차’

여름이 제철인 매실도 건강음료로 손꼽힌다. 단옷날이면 궁중에선 임금께 드리던 음료로 쓰일 만큼 몸에 좋은 과실 중 하나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과 함께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더위로 축적된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매실의 신맛은 식욕을 돋우고 갈증 해소에도 좋다. 다만 너무 많은 양을 먹으면 위액 분비를 촉진하기도 하니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매실차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매실을 깨끗하게 씻은 후 설탕과 함께 재어두면 된다. 열흘 정도 지나면 매실의 즙이 우러나고 설탕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부터 1:5의 비율로 생수에 타서 마시면 된다. 이밖에도 매실주나 매실잼, 매실 장아찌 등으로 이용해도 좋다.

경북청정약용작물클러스터사업단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의사 이재성 박사는 “여름철이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잦은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증세는 더위나 지나친 냉방으로 인한 우리 몸의 건강 불균형 때문”이라며, “장을 자극하는 찬 음식 보다는 정상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통해 몸 속 기운을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