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성관계시 콘돔을 착용하면 성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게 일반적 상식이다. 하지만 성관계시 콘돔으로 가려지는 부위는 남자 성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실제 성관계에서 여자 성기와의 접촉부위가 콘돔을 낀 부분만이 아니므로 다른 부분을 통한 감염이 가능하다. 따라서 콘돔 착용만으로 성병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접촉 시작할 때 콘돔 착용해야
콘돔으로 성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몸이 접촉하는 단계에서부터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 오럴섹스를 통해서도 성병에 감염될 수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헤르페스의 경우, 헤르페스에 감염된 사람과 콘돔을 착용하지 않고 오럴섹스를 한 후 감염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면발이 같은 성병은 커플 모두 성병이 없을 경우에도 민박집의 지저분한 이불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으므로 숙박업소의 지저분한 침구류도 주의해야 한다. 성관계를 난잡하고 지저분하게 한 커플이 사용한 침구류를 그대로 사용했을 경우 이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침구류를 잘 털기만 해도 어느 정도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성병은 웬만큼 지저분한 환경이 아니고서는 걸리지 않는다.
◇여성이 성병에 더 위험
성병은 일반적으로 남자보다도 여자들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더욱 각별히 성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생식기관이 복잡하기 때문에 성병에 더욱 취약하다. 콘돔 없이 한 번 성관계를 하면 남자의 임질이 여자에게 옮길 확률은 80%, 여자의 임질이 남자에게 옮길 확률 20%라는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여성이 성병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은 성병이 자궁외임신, 유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성병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더욱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보라매병원 비뇨기과 손환철 교수(서울의대)는 “성병에 걸려 자궁·복강 섬유화가 일어나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이 안 되고 나팔관에 착상하게 되면 자궁외임신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유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병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 임신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성병에 걸렸어도 임신이 가능하지만 성병이 걸렸을 때 그것을 모르고 출산을 하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 태아가 자궁에 있을 때는 성병으로부터 보호가 된다. 하지만 출산 과정에서 산도를 통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 신생아가 실명하거나 선천성 매독에 걸려 뇌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임산부에게 성병이 있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해 제왕절개를 통한 출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목욕탕에서도 성병에 옮을 수 있다?
성병에 걸리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한 명의 파트너와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로 만난 파트너가 있거나 파트너 숫자가 많아질수록 성병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성병은 최근에 사귄 새로운 파트너와 건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성관계를 했을 때 가장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길에서 만난 모르는 사람과 잠자리 후 성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또한 상대방에게 성병을 옮기지 않으려면 자신의 몸을 항상 청결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세게 씻다가 성기 등에 상처가 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자들의 경우 ‘냉’ 등의 분비물이 많다면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남성의 포경수술도 어느 정도 파트너에게 성병 전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포경수술이 에이즈 바이러스 감영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나 성병을 잘못된 상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피서철엔 자칫 즐거운 휴가를 망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바닷물이나 계곡물을 통해서도 성병이 옮을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바닷물이나 계곡물을 통해 성병이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손 교수는 “목욕탕에서 성병에 감염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가끔 듣는데 임질에 걸린 사람이 앉은 목욕탕 의자에 바로 앉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중목욕탕에서 성병에 감염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성병을 키우다간…
휴가지에서 부적절한 성관계가 있은 후 사타구니가 가렵다든지, 성기에서 농이 증가하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에서 성병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성병 치료기록이 취직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병원에서 심각한 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봐 치료를 미루다가는 파트너와 자신의 인생을 한꺼번에 망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성병에 걸렸어도 치료받았다는 기록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취직에 문제 되지 않는다. 또한 매독, 에이즈를 제외하면 생명에 지장을 주는 성병은 없다. 더구나 매독은 페니실린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매독을 방치해서 3기까지 진행하면 매독균이 뇌로 옮겨가 정신이상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치료가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기획-성병①] 성병예방, 콘돔이 ‘만병통치약’ 아니다
입력 2010-07-28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