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롯한 아시아 여성, 자궁경부암 잘 모른다

입력 2010-07-27 11:13
‘Vaccine’ 저널에 아시아 조사연구 결과 발표

[쿠키 건강] 아시아 지역에서 1500명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된 조사연구에서 대다수의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나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Vaccin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조사대상 여성 중 94%가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임을 알지 못했고, 2/3가 이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서 일어난다.

또한 이 지역에서 매년 14만 명 이상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데 이는 이 암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한국의 경우 2007년에 약 3600명 이상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하였다.

이번 연구의 한국 저자인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박종섭 교수(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는 “이 같은 통계는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여성들이 HPV와 자궁경부암에 대해 더 잘 이해할수록 백신 접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해 고무적”이라며 “한국,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은 접종대상이 되는 십대 소녀와 성인 여성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았지만, 의사 및 일반대중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해나간다면 긍정적인 상황 변화와 함께 아시아 지역의 자궁경부암 질병부담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80%까지가 일생 동안 한번은 HPV에 감염될 것이고 이 중 거의 50%가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유형에 감염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험 요인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응답자 중 73%는 자신이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낮다고 인식하였고, 88%는 자신의 딸이 걸릴 위험이 낮거나 극히 낮다고 생각하였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감염·종양학회(AOGIN)는 “자궁경부암과 HPV의 위험에 대한 아시아 여성들의 인식과 이해도가 낮아 우려된다. 선별검사와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환자 및 가족/지인이 겪게 될 심각한 개인적, 감정적 피해로부터 여성 자신과 딸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성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여 나가는 한편, 국가 차원의 자궁경부암 예방 지원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PV 백신 접종을 고려 중인 여성들에게 딸에 대한 접종 의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은 의사의 권고(74%)이고, 다음으로 정부 혹은 보건부의 권고(60%)가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국가 차원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사업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