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휴가에서 건강 챙기기

입력 2010-07-27 08:38

[쿠키 건강] 올 여름 레저의 가장 핫 트렌드는 오토캠핑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한 캠핑 바람은 가족중심 레저문화가 확산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차를 타고 발길 닫는 곳으로 가 그곳에 텐트를 치고 즐기는 오토캠핑은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인 효과까지 있어 특히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그 인기가 높다.

그런데 즐거운 캠핑이 자칫 건강 후유증을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차갑고 울퉁불퉁한 맨 바닥에서의 잠이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물 관리에 조금만 소홀해도 배탈 등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의 백미 야외취침, 허리통증 비상

캠핑의 인기는 도심을 떠나 TV, 컴퓨터 등 문명의 혜택을 완전히 놓은 채 오로지 자연에만 의지해 가족끼리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캠핑여행의 인기 견인차를 한 데에는 KBS 프로그램 ‘1박 2일’을 빼놓을 수 없다. 복불복 게임을 통해 텐트에서의 야외취침을 하는 모습은 중장년층에게는 옛 추억을 떠 올리게 하고, 청소년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갑고 딱딱한 맨땅에서 잠을 자면 다음날 누군가가 밤새 내 몸을 발로 밟은 듯 뻐근함을 느끼기 쉽다. 야외취침 뒤 나타나는 이러한 근육통과 요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낮은 기온 때문이다. 여름이라고 하지만 산과 계곡, 바다, 강변 등은 쌀쌀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허리 주위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진다. 이 때문에 척추와 추간판을 보호해야 할 근육이 오히려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게 돼 허리 통증이 생긴다.

둘째, 혈액순환 장애다. 기온이 낮아지면 허리 근육이 차가워지고 굳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또다시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든다.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추간판 등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허리가 약해지거나 요통이 발생된다.

셋째, 딱딱한 바닥 때문이다. 몸을 누이면 척추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편안해 진다. 그러나 누운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척추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텐트나 평상의 딱딱한 바닥은 눕는 자세를 흐트러뜨려 척추에 악영향을 미친다. 딱딱한 바닥에서 일어나고 눕는 동작이 몸에 충격을 주는데다 허리와 바닥 사이에 공간이 생겨 척추의 S자 곡선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등과 엉덩이, 허리가 눌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근육이 경직돼 통증이 생기기 쉽다.

넷째, 알코올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밤 야외에서 시원한 술 한 잔은 빼 놓을 수 없는 휴가지의 묘미다. 하지만 술의 알코올은 허리통증을 불러온다. 혈관벽을 손상시키거나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해 디스크에 혈액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과음을 하면 알코올 해독을 위해 단백질을 많이 사용하게 돼 근육과 인대로 갈 단백질이 부족해진다. 자연히 척추를 지탱해 주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요통이 심해진다.

◇허리 건강 지키는 야외취침 방법

야외취침을 한 다음날에도 상쾌한 기분을 느끼려면 몇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바닥을 푹신하게 해 준다 산과 계곡, 해변 등에서 텐트를 치려면 지면이 울퉁불퉁한 곳은 피한다. 그리고 2~3㎝ 이상 두께의 에어 매트리스나 요를 깔아 바닥을 푹신하게 해주어야 한다. 단열과 습기 방지를 위해 비닐이나 방수 깔개를 까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새벽에는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침낭이나 담요 등을 준비해 보온에도 신경써야한다.

베게는 적당히 높은 것을 사용한다 야외에서 잠을 잘 때는 흔히 짐을 뺀 가방, 또는 벗은 옷을 베개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베개로 사용하는 물품의 높이가 너무 높으면 경추가 과도하게 구부러진다. 인대나 근육을 당겨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베개는 목의 곡선이 C자를 유지할 수 있는 3~4㎝ 높이의 적당히 단단한 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눈 뜨자마자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수면 중 뒤척이기는 하지만 6~7시간 정도 누운 자세가 유지된다. 고정된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척추가 딱딱하게 굳어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눈을 뜨자마자 갑작스럽게 윗몸을 바로 일으키면 밤새 편안했던 허리 근육이 갑자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일어날 때는 몸을 비스듬히 해서 바닥에 한쪽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난다. 혹은 몸을 한쪽 옆으로 돌려 누운 다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엎드려 자지 않는다. 잘 때 엎드려 자는 자세는 금물이다. 엎드려 자면 척추가 등 쪽으로 젖혀져 목과 허리에 압력이 가해진다. 취침 시에는 하늘을 향해 얼굴을 똑바로 하고 양발은 쭉 펴 어깨 넓이로 벌리고 양손을 몸에 가볍게 붙인 자세가 가장 좋다. 일단 척추가 똑바로 정렬되기 때문이다. 옆으로 누워서 잘 경우에는 베개를 벤 상태에서 무릎을 조금 구부리거나 양 무릎 사이에 베개를 껴 척추의 비틀림을 방지한다.

아침 흡연, 모닝커피는 피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있다. 야외에서 자연을 느끼며 아침에 커피를 즐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야외취침 시 이는 주의해야 한다. 흡연은 담배의 일산화탄소가 척추의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디스크의 변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뼈로 가는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해 척추의 퇴행성을 촉진시킨다. 커피도 뼈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디스크나 인대 등이 손상받기 쉽다.

만약 야외취침 후 아침에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능한 움직임을 자제하도록 한다. 모처럼 나온 휴가에 대한 흥분으로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무리해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칫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해당 부위에 핫팩 등으로 온찜질을 하면 근육의 긴장을 풀어 통증이 완화된다. 단, 통증이 있는 부위가 부어오른다면 염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때는 온찜질 대신 냉찜질을 해야 한다.

단순 근육통이거나 증세가 심하지 않는 급성 요통의 경우 이런 응급처지 만으로도 이내 통증이 사라지지만, 캠핑을 다녀온 후에도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평소 만성 요통이 있는 사람이 춥고 딱딱한 야외에서 잠을 자면, 외부 환경의 충격으로 요통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하도록 한다.

◇캠핑의 먹는 재미 제대로 즐기려면

캠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먹는 재미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자연속에서 뚝딱뚝딱 만들어 먹는 것이 천만배는 더 맛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캠핑지가 별도의 냉장시설이 없어 음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만 한다. 또 캠핑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세면장 및 화장실 등 공공시설들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개인 청결관리도 신경써야 배탈이나 식중독 등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캠핑 음식을 준비할 때에는 냉장보관이 되지 않더라도 가능한 상하지 않는 재료들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냉동식품이나 고기류, 생선류 등은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하며, 한번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남기지 않고 다 먹도록 한다. 대부분의 세균들은 열에 약하므로 음식이나 물은 끓여먹는 것이 좋다. 특히, 더운 날씨에 차가운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물 섭취만으로도 탈이 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리면 복통, 설사와 함께 발열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설사증세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설사로 인한 탈수증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회복을 더디게 하므로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도록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끓인 물 또는 보리차 1ℓ에 찻숟가락으로 설탕 4개, 소금 1개 정도의 비율로 섞은 물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카페인을 함유한 음식이나 음료는 설사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이러한 응급처치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름철 질환은 상한 음식물 뿐 아니라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한 사람간의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외부에서 활동 할수록 손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유비스병원 척추전문센터 정종우 과장·공경택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