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항문 부위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항문 소양증’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치질의 한 종류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가려움증이라고 방치하고 자꾸 긁기만 하면 2차 손상을 받은 피부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긁은 부위 피부가 검붉게 착색되는 등 오히려 증상만 악화된다. 한솔병원 이동근 대표원장은 “항문 소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좌욕이나 청결을 유지하고 1주일 이상 증상이 계속 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커피·스트레스도 원인
항문 소양증은 특정 질환이 유발하는 ‘속발성 소양증’과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으로 나눌 수 있다. 속발성 소양증은 항문·직장·대장 질환, 황달, 당뇨, 갑상선 기능 이상, 기생충 감염 등의 질환이나 결핵약, 아스피린, 고혈압약 등 약물 복용으로 유발된다.
특발성 소양증은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대변이 항문 주위 피부에 묻어 대변의 세균과 독소, 효소, 단백질 대사물 등이 항문은 자극을 주거나, 스트레스로 불안하고 초조할 때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음식물에 들어 있는 알레르기 항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려움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커피, 홍차, 콜라, 우유, 맥주, 포도주, 비타민C 등이 있다. 실제 소양증 환자 중 커피나 홍차를 끊고 나서 증상이 좋아진 경우도 많다.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소양증으로 가려우면 먼저 연고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하고, 증상이 개선되면 연고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1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으면 알코올 주사요법이나 메틸렌블루 주사요법, 피부박리술 등을 통해 항문 주변 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을 한다.
메틸렌블루 주사요법과 알코올 주사요법은 항문에서 7~10cm 떨어진 4군데에 40% 알코올 7~10cc를 균등하게 주사한다. 2분 정도 지나면 감각이 돌아오므로 치료 효과를 바로 알 수 있다. 2일 정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피부박리술은 항문에서 5cm 떨어진 좌우 양측 피부를 절개한 후 항문 주위 피부와 점막을 완전히 벗겨내는 시술로, 항문 소양증이 아주 심한 경우에만 실시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항문가려움증은 수술하기 이전에 식이조절과 생활습관 개선 만으로도 완치가능하다. 항문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샤워기를 이용해 깨끗이 씻고 마른 수건으로 습기를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과도한 청결은 오히려 항문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기 때문에 하루 2번 정도만 깨끗이 관리하면 충분하다.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꽉 끼는 옷이나 땀 흡수가 안 되는 속옷은 피하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여름만 되면 항문이 가려워요~
입력 2010-07-26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