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주치의] ⑭한방 이유식의 매력

입력 2010-07-19 10:43

[0-5세 아이를 위한 건강육아비법]
<글·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함소아한의원은 개원 11주년을 기념해 300만 소아진료에서 검증된 자연주의 육아 지침서 ‘함소아 내 아이 주치의’출간했다. 책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주치의인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건강 문제를 쉽게 해결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노하우를 알아보자.-편집자주-

[쿠키 건강칼럼] 엄마 젖 또는 분유만 먹던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는 건 매우 신기한 경험이다. 맑은 액체로 시작해 점점 고형물을 먹으며 혀로 으깨고 삼키면서 아이는 스스로 음식을 분해해 생명을 유지하는 일을 배운다. 또한 이유식은 모유나 분유로는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영양분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고 해서 예로부터 약과 음식을 하나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식재료와 한방 약재를 함께 써서 이유식을 한다면 아이 건강의 모자란 부분을 채울 수도 있다. 매력 만점 한방 이유식, 어떻게 시작하고 먹여야 할까?

◇시작은 생후 6개월부터

보통 생후 4~6개월 사이 이유식을 먹는다. 아기는 아직 소화기가 미숙해서 너무 일찍 시작하면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토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반 이유식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미음에서 시작해 쌀죽의 형태로 넘어가다가 한 가지씩 재료를 섞어 가며 음식 맛을 익히게 해야 한다. 한방 이유식은 6개월 즈음부터 하는 게 좋은데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새로운 식습관이나 음식에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쯤 시작해야 한다. 이유식 중간에 시작해 잘 안 먹는다면 서두르지 말고 먹이는 양을 줄이거나 아이가 익숙해질 때까지 조금씩 먹이도록 하자.

◇한방 재료 묽게 끓여 우려낸 물 사용

한방 이유식 식단을 짤 때는 일주일 이상 같은 재료를 쓰지 말고 사용한 약재는 이후 2주 정도 먹이지 않는 게 좋다. 약재는 한 번에 조금 넉넉히 끓여 분량을 나눠 얼린 후 사용하면 편리하다. 이유식 초기에 먹이는 10배죽을 만들려면 한방 재료 2kg 정도에 물 한 컵 정도를 부어 우려낸 물을 사용한다. 하지만 아이가 쓰다고 안 먹으면 조금 더 희석해도 괜찮다. 한방 이유식은 따뜻하게 느껴질 때 먹이도록 한다. 한방 이유식이라고 해서 입에 쓸까봐 설탕이나 꿀 등을 섞는 경우도 있는데 한방 재료라고 해서 모두 쓴 것이 아닌데다가 처음부터 입맛을 들인 아이는 재료 맛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잘 먹는 편이다.

◇시기별 한방 이유식 재료 추천

이유식 초기에는 기초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재료가 좋다. 이때는 잘 먹는 게 매우 중요하므로 비위를 건강하게 하고 소화 및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배, 대추, 감자, 밤, 맥아, 구기자, 진피 등의 재료를 추천한다. 이유식 중기에는 혈액 순환을 돕고 성장에 꼭 필요한 재료로 아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연근, 잣, 도라지, 표고버섯, 맥문동, 영지, 산악, 백출 등이 있다. 이유식 후기에는 아기들이 엄마에게 받은 면역 성분이 떨어지면서 잔병치레가 많으므로 면역을 높이는 생강, 은행, 우엉, 아욱, 갈근, 소엽 등이 좋다. 완료기에는 이유식을 통해 건강은 물론 두뇌 발달, 정서안정에 효과가 좋은 재료를 선택한다. 김, 새우, 굴, 검은깨, 미역, 산수유, 원지, 천마, 백복신 등이 이에 해당한다.

[Tip. 증상별 한방 이유식]

△감기예방: 맥문동죽 (생후 7~8개월부터 가능)= 맥문동은 폐 기운을 안정시키고 심장의 부족한 기운을 보해줘서 마른기침을 하거나 가래가 있을 때, 입이 마르고 물을 자주 찾을 때 먹이면 증상이 가라앉고 감기예방에 좋다. 성질이 차므로 설사를 자주하는 아이에게는 삼가도록 한다. 맥문동 4~12g을 달인 물로 죽을 쑤어 먹인다.

△지친 아이 기력 회복: 구기자죽 (생후 6개월부터 가능)= 구기자는 몸이 허약하거나 기가 허한 아이에게 효과적이다. 혈액순환, 소화기능 개선에도 좋고 맛이 달아 이유식 재료로도 좋다. 구기자 12g과 쌀 100g을 섞어 죽을 쑤어 먹인다.

△식욕부진: 산약죽 (생후 7~8개월부터 가능)= 산약은 마의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이다.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돕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설사를 자주하거나 살이 잘 찌지 않는 아이, 먹인 것도 없는데 헛배가 부른 아이에게 좋다. 산약 12g과 쌀 100g을 섞어 죽을 쑤어 먹인다.